홀로 위로하는 밤
2020년 7월 21일 오늘의 나
“헤헤. 좋다.”
한창 연애의 열기가 불타오를 때, 남자 친구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그때는 그저 나를 쓰다듬어 주는 그 따뜻한 손길이 좋다고 생각했다. 돌이켜 생각하니 나는 고요하게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 자체를 그냥 좋아했다.
머리를 쓰다듬어 줄 때 나에게만 가깝게 들리는 쓰윽쓰윽하는 소리가 나를 노곤하게 만든다. 쓰다듬을 때 바로 옆에서 숨소리와 함께 내뿜는 콧바람도 따뜻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머리를 쓰다듬는다는 손길에서 나에 대한 칭찬과 함께 위로를 받는다. 내가 뭘 했던지 잘했다는 칭찬과 괜찮다는 위로를 주는 누군가가 내 곁에 있다는 안정감 말이다. 머리를 쓰다듬는 것은 여간 가까운 사이가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행동이기에 더욱 이러한 감정을 느끼게 하나보다.
최근 몇 년간 내 머리를 마음을 다해 쓰다듬어 준 사람은 없었다.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고 투정 부리고 싶을 때 간절한 것이 바로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손이다. 지친 하루 끝에, 마음에 상처가 가득할 때, 홀로 견디는 시간이 버거울 때 이렇게나 많은 때에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그 손이 필요하다. 이젠 예전에 누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준 적이 있었던가 싶기도 하다.
간절히 쉼이 필요한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손이 그립다.
오늘 하루도 잘 버텼다고, 잘하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아낌없이 격려해 주고 위로해 주는 그 손길이 필요하다.
오늘은 내 손으로 쓰다듬어본다. 쓰담쓰담.
나에게 위로를 보낸다.
"오늘도 고생했어. 힘들지? 남은 저녁시간 푹 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