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돌고래
2023년 1월
새해가 밝자마자 내가 한 것은 수영 강습.
초등학교 4학년. 3개월 깔짝 배운 게 전부였던 나는
성인이 돼서 틈이 나면 자유 수영장을 기웃거렸고,
코로나 3년 동안 묵혀놨던 내 안의 포세이돈을 꺼내보고 싶었다.
그렇게 수영 강습을 6개월 받고,
그 중간에 [아바타 - 물의 길]이 개봉을 했다.
3D로 보면서
'아.. 되게 자유로워 보인다'는 생각을 쉴 틈 없이 했다.
극 중에는 특히 물의 부족인 멧케이나족이 나오는데,
물과 지상을 오가며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에
또 한 번 내 안의 물세포가 움틀거렸다.
그러다 문득 오랫동안 구독했던 여행 인플루언서가
프리다이빙하는 게시물이 눈에 띄었고,
아바타에서 보던 형태와 비슷해 보여서 "이거다!" 싶었다.
그렇게 무작정, 프리다이빙 원데이 클래스를 알아보다가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 좀 더 찾아보니
자격증 Lv1도 하루면 딸 수 있다는 것이다.
어? 그냥 이러면 좀 더 주고 자격증반 따?
어? 근데 Lv2까지 따면 해외 어느 바다든 펀다이빙(바닷속 자유롭게 구경)을 할 자격이 생겨?
그렇게 자격증반을 등록했다.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Lv 1+2를 하면 약 40만 원 정도 든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강습날만을 기다리던 때,
자격증을 따고, 제주도에서 재밌게 펀다이빙해야지-
라고 계획을 짜다가, 프리다이빙 게스트하우스 스탭 공고 글을 발견하게 됐다.
근데 조건이 나랑 너무 딱인 것이었다.
사장님이 프리다이빙 강사이니 뭐 프리다이빙은 원 없이 할 수 있는데,
포토샵과 디자인이 가능하면 한달살이도 강습이 무료랜다.
그냥 안 갈 이유가 없다 아닙니까??????
바로 스탭 신청 글을 넣고,
스탭이 발탁되자마자 잡아놨던 강습을 취소했다.
입도하기 두 달 전부터 빨리 배우고 싶단 마음이 너무 컸지만,
조금만 참으면 제주 바다에서 다이빙할 수 있다는 마음 하나로
버텼다.
그리고 그렇게 기다리던 제주도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