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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안천인 Nov 17. 2024

피할 수 없는 디지털기기, 건강하게 사용하기

스마트 뇌(脳), 뇌피로, 스마트폰 아이의 무서움

오래전부터 업무용 이메일을 24시간 스마트폰으로 받을 수 있도록 세팅해 두고 있다. 무역업무를 하니 전 세계 나라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해외 출장보고서도 늘 귀국 비행기에서 스마트폰으로 작성한다. 사무실에서도 대부분의 업무는 PC를 사용하다 보니 PC나 스마트 폰이 없으면 일을 할 수가 없다. 지하철에서도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바로 인터넷을 검색하고, 간혹 글을 적어 브런치에 올리기도 한다. 지하철에서 스마트 폰으로 해야 할 일을 처리하는 것이 이동에 소비하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왔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은 늘 애지중지, 몸에서 쉽게 뗄 수가 없는 존재가 되었다. 많은 자료와 귀중한 정보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일본 아이들의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반대하는 기사를 읽다가 스마트폰 과다사용에 따른 심각한 폐해를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되어 어른인 天仁의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해서도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사무실 부근의 교바시 도서관에 들렀더니 의외로 디지털 기기 사용에 관한 전문가들의 책이 많다. 내친김에 몇 권을 빌려와 읽었다. 모두 충격적인 내용들이지만 특히, 안과 전문의 마츠오카 토시유키(松岡俊行) 원장의 '스마트 아이'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정보로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한다.




스마트 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눈이 피곤해진다. 눈이 침침해지기도 하고, 건조해지기도 한다. 안과 전문의 마츠오카 토시유키(松岡俊行) 원장의 저서 『스마트폰 아이(Eye, 눈), 안과전문의사가 알려주는 눈과 뇌와 몸을 지키는 방법(スマホアイ 眼科専門医が教える目と脳と体を守る方法)』은 디지털 기기의 사용, 스마트폰의 사용이 급증한 요즈음, 눈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이다. 인간은 오감 중 약 80%의 정보를 시각을 통해서 받아들인다. 그는 양치질은 하루에도 몇 번을 하면서 그렇게 역할이 큰 눈 케어에는 왜 소홀한 지 반문한다. 일본 초등학생 중 시력이 1.0 미만인 학생들이 의 비율이 1979년 17.9%에서 2022년에는 37.8%로 늘어났다. 그 원인은 TV와 게임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그는 스마트폰은 게임이나 TV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서운 존재라고 말한다. 스마트폰이 눈에 미칠 악영향은 시력저하 정도가 아니라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고 경고한다.  


걷다가 보면 스마트폰을 보면서 걸어오는 사람과 부딪힐 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는 스마트폰을 과하게 사용하면 ‘스마트폰 시야’가 된다고 경고한다. 그가 말하는 '스마트폰 시야'란 '눈이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을 보는데 맞추어져 시야가 산만해지거나, 시야에 들어온 주위도 인식하지 못하거나 보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것을 말한다.  사물이 '보이는' 것은 눈에 비친 것을 뇌가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야의 중심에 있는 대상물만 응시하고 있으면 뇌는 '주변은 안 봐도 돼'라고 판단하게 된다고 한다. 주변 시야의 시각세포는 기능하고 있어 뇌에 자극이 전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식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아이치 공과대학의 코즈카 카즈히로(小塚一宏) 명예교수에 따르면 '화면을 응시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시야의 95%가 상실된다'라는 실험 결과도 있다고 한다.


무서운 것은 계속 스마트폰 화면만 보고 있으면 중심으로만 주의가 쏠려 뇌가 주변 시야의 자극을 느끼지 않도록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 화면을 응시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주변 시야에 주의를 돌리기 위한 경험이 부족한 채 성장하게 된다. 그 결과, 본래는 넓어야 할 시야가 좁아져 시야의 중심밖에 인식할 수 없는 스마트폰 사양의 눈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마츠오카 원장은 또, 입체감, 원근감 잡기 기능의 저하도 경고한다. 인간에게는 동시에 두 눈으로 사물을 보는 양안시기능(両眼視機能)이 있다. 우리 2개의 눈은 동시에 사물을 보고(동시시, 同時視), 양안의 망막에 투영된 2개의 영상을 하나로 포개어(융상, 融像), 그 결과 입체감과 거리감을 지각(입체시, 立体視)한다. 이 3단계의 기능이 양안시기능이라 한다고 한다.


그는 이 양안시 기능이 스마트폰의 과다 사용으로 인해 잘 작동하지 않게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만약 15~20센티미터 정도의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계속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면 두 눈으로 가까운 곳을 응시하면 눈의 검은자위가 한쪽으로 치우친 '치우친 눈' 상태로 고정되고, 장시간 계속되면 눈이 안쪽으로 돌아오지 않아 사물을 볼 때 눈동자가 안쪽으로 몰리는 급성 내사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런데, 이 양안시 기능이 약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시야 협착을 일으키는 ‘스마트폰 시야’와 마찬가지로 양안시 기능 저하도 운동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원근감이 잘 잡히지 않으니 계단을 헛디뎌 넘어지거나, 걷다가 무엇인가에 부딪히기도 쉬울 것이다. 운동을 한다면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을 캐치하지 못하거나 배트로 공을 치기도 어려울 것이다. 또 자동차나 자전거를 운전할 때 보행자나 장애물과의 거리감, 자신의 입체감 등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사고를 일으킬 것이다.


비록 시력이 1.5이라도 글을 읽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양안시 기능 등 '시각정보를 분석하고 인지·판단·이해하는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책을 읽을 때 행을 건너뛰고 읽거나, 같은 곳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기도 하고, 어디를 읽고 있는지 모르게 되어 손가락으로 짚어 가면서 읽어야 할 수도 있게 된다고 한다. 무섭다.




『 스마트폰 뇌(スマホ脳, Hansen Anders, '20.11월, 新潮社) 』는 지난 '21년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책이다. 지금은 지극히 당연한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이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사실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된 것은 2007년 이후로 인류의 역사에 비하면 극히 최근의 일이다. 인간이 지구상에 나타난 후 99.9%의 시간을 수렵과 채집에 소비해 왔다. 그래서 우리의 뇌는 지금도 당시의 생활양식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지난 1만 년 동안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뇌는 수면과 운동, 서로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갖추고 있어 이런 욕구를 계속 무시하면 정신상태가 나빠진다. 실제로 선진국 대부분에서 수면장애 치료를 받는 젊은이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저자는 스마트폰 의존증의 3가지 악영향, ‘집중력이 없어진다, 수면 부족이 된다, 아이가 바보가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주의하라고 경고한다. 다양한 충동에 제동을 거는 기능을 가진 뇌의 전두엽은 25~30세가 될 때까지 완전히 발달하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는 충동적인 생각에 브레이크를 걸 수 없고,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주면 의존증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저자는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젊은이일수록 수면장애나 우울증, 스트레스를 느낄 확률이 높아진다 강조한다.


저자는 책에서 이런 점들도 설명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SNS는 쾌락을 느끼는 뇌의 보수계(報酬系)를 자극해 집중력을 저하시킨다. IT의 선구자들은 그 단점을 인식해서 자신이나 아이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제한하고 있었다. SNS는 오히려 사람을 외롭게 한다. 특히 아이의 스마트폰 이용은, 자제심의 발달에 악영향을 가져온다. 수면시간을 늘리고, 운동을 하며, 스마트폰 이용시간을 제한해야 한다. 그것이 집중력을 높여 마음의 불편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스마트폰뇌 처방전(スマホ脳の処方箋)  저자 오쿠무라 메모리클리닉의 오쿠무라 아유미(奥村歩) 원장은 스마트폰을 과다하게 사용하면 정보의 인풋이 너무 많아 ‘뇌피로’ 상태에 빠져, 몸의 컨디션이 나빠지고, 뇌의 정보 처리 기능이 저하된다고 경고한다.  


그는 스마트폰 뇌피로에 빠지면 전두전야의 정보처리 기능 전체가 저하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온 것을 할 수 없게 되거나 실제 생활의 퍼포먼스가 떨어진다고 말한다. 뇌피로의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깜빡하는 실수가 늘어난다, 감정 컨트롤 능력이 저하된다, 자율신경 교란으로 신체적 부진’도 나타난다고 한다. 인간은 받는 정보를 뇌의 '전두전야'라는 곳에서 처리하는데 크게 나누어 ① 얕게 생각하는 기능 ② 깊이 생각하는 기능 ③ 멍하니 생각하는 기능이 있다. 그런데, 끊임없이 스마트폰을 봐서 뇌에 정보가 입력되면 ①의 ‘얕게 생각하는 기능’만을 사용하게 되어 뇌는 기진맥진 녹초가 되어 버린다. ②③의 기능은 사용되지도 않고 멈춰 버린다. 최근 연구에서는 ③의 '멍하니 생각하는' 행위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갖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때 정보의 정리나 분석을 하거나 인간의 본질에 관련된 사고 능력을 키운다. 이 기능이 멈춰 버리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게 되어 가까운 쾌락에 휩쓸리기 쉬워진다. 따라서 뇌가 피곤할수록 스마트폰의 사용 시간은 길어져 의존도가 높아지기 쉽고, 더욱더 피곤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다. 그래서 그는 뇌피로에서 탈출하는 10가지 생활개선 테크닉을 제시한다. ①산책, 접시 닦기 등 리듬 있는 운동 ②참선. 기억력과 집중력, 수면에 도움을 주는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한다. ③할 일이 많은 경우 우선순위를 정해 뇌피로를 줄여준다. ④일광욕, 공원산책으로 자연을 느끼고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한다. ⑤15~30분 정도 낮잠을 잔다. ⑥테니스, 야구 등 승패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즐긴다. ⑦넷에 넘쳐나는 정보와 적당한 거리를 둔다. ⑧스마트폰 사용 내역을 점검해 보고 불필요한 사용을 줄여 의존도를 낮춘다. ⑨세렌디피티(serendipity)를 즐겨라. 책을 인터넷에서 구매하지 말고 서점에 가서 사고, 맛집을 검색하지 말고 직접 식당에 가서 부딪히면서 맛집을 찾아내는 등 거리로 나가라. ⑩스마트폰으로 검색하지 않고 목적지를 찾아간다. 오쿠무라 선생의 디톡스 대안은 한마디로 간혹 '아날로그 생활을 하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스마트폰 아이가 되면 시야가 좁아져 위험하게 되고, 원금감(遠近感)과 입체감이 떨어져 운동을 잘할 수 없게 된다.
사진 좌측; 뇌과로는 신체에 여러 가지 이상을 야기한다. 사진 우측; 기억은 ①입력→②정리정돈→③꺼내기의 과정을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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