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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 있게 변모 중인 재개발 천국 도쿄(東京)

도쿄 재개발의 역사, 현재와 미래

by 리안천인

한국에서 가족이 놀러 와 오랜만에 도쿄 시내를 산책했다. 긴자[銀座]에서 쇼핑 후 1킬로 정도를 걸어 도쿄역 부근의 오오테마치 [大手町]에 새로 생긴 빌딩에서 차도 마시고 저녁을 먹었다. 오오테마치는 서울의 테헤란로나 을지로처럼 금융기관과 대기업의 사무실이 모여있는 오피스가다. 전에 天仁네 회사가 오오테마치빌딩이라는 곳에 입주해 있었기에 구석구석 잘 아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도쿄역 부근이 재개발로 몇 년 사이에 완전히 별천지가 되었다. 도쿄역의 동쪽 출구인 야에스구치(八重洲口) 쪽이 먼저 개발되었는데, 이번에는 황궁 쪽인 마루노우치구치출구(丸の内口) 쪽이 재개발되어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도쿄역에서는 요즘 가장 핫한 곳이라는 'KITTE(깃테) 빌딩'과 '신마루노우치빌딩'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고 차를 마셨다. 이 두 빌딩은 높은 층에 야외 테라스가 있어서 도쿄 역사(驛舍)와 주변 선로, 황궁을 조망할 수 있어 인기가 있다. 'KITTE 빌딩'의 깃테는 우표[切手]라는 뜻으로 도쿄중앙우체국을 재개발한 빌딩이다. 우리가 앉아 쉬었던 4층 야외테라스는 본래 우체국장실이 있던 곳이었다니 도쿄중앙우체국장님은 언제나 낭만적인 분위기에서 일하실 수 있었을 것 같다. 신마루노우치 빌딩 7층 야외의 '마루노우치 하우스 테라스'에는 9개의 레스토랑이 있어서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넓은 오픈 테라스에서는 각 점포의 TO GO 카운터(테이크아웃 주문 및 수취 게이트)에서 구입한 음식과 음료를 즐기면서 황궁 주변을 관망할 수 있어 좋다. 다음 날 일정 때문에 어두워지기 전에 귀가했지만, 밤에 방문하면 예쁜 야경을 즐기면서 식사를 할 수 있어 더 좋을 것 같다.


현대의 도쿄에 살고 있는 天仁은 '재개발'이라고 하면 '사람을 모이게 한다는 집객(集客)'이란 단어를 먼저 떠 올린다. 하지만 도쿄의 재개발은 이미 1868년 메이지 시대에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긴자 벽돌가[銀座煉瓦街]와 도쿄역이 건설되고, 상하수를 정비하여 서양풍 도시를 조성하며 런던, 뉴욕과 함께 세계 3대 도시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이후 1923년 관동대지진 재건, 1950년대 2차 대전 이후의 재건, 1964년 도쿄올림이 전후의 고도 경제성장기, 그리고 지금의 도시 재생까지 도쿄는 그 시대마다의 계기, 각각 다른 과제와 목적으로 개발되며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버블 이후에 하락한 땅값과 민간 자본을 활용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도시재생특별조치법에 따라 민관 연계에 의한 도쿄 재개발이 가속화되었다. 특히 2020 도쿄 올림픽과 세계화를 배경으로 일본 국토교통성은 '워커블한(walkable) 도시' 건설과 '콤팩트 시티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워커블한 도시란 '시가지를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의 공간으로 재구축해 거리를 사람들이 모여 휴식하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장소로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지금도 도쿄역의 야에스(八重洲)·니혼바시(日本橋)·시부야(渋谷)·이케부쿠로(池袋) 등지에서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도시 경관, 교통, 거주 환경이 더 극적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도쿄역 도키와바시 블록에는 높이 390m의 상업, 오피스, 호텔, 광장이 일체화된 복합 시설 도쿄토치(TOKYO TORCH)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2028년 빌딩이 준공되면 일본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되어 새로운 랜드마크로서 국제교류의 거점이 될 것임에 틀림이 없다.


니혼바시·무로마치(日本橋, 室町) 지구도 2028년 완공 예정으로 '역사 있는 거리와 현대 도시 기능의 융합'이라는 테마의 초고층빌딩 건설과 상업시설이 정비되고 있다. 우리나라 관광객도 많이 찾는 시부야역(渋谷駅) 블록도 재개발이 한창이다. 2030년까지 스크램블스퀘어가 더 넓어지고 자유통로가 정비되어 보행자 네트워크가 강화된다고 한다. 또, 天仁이 전에 살았던 오사키·고탄다(大崎・五反田 ) 지역도 내년 2월부터 복합시설과 주택정비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같은 시기에 츠키시마 도요미(月島・豊海地区)도 방재형 주택으로 재개발이 진행된다. 이타바시(板橋) 지역도 2027년 6월부터 고층주택과 상업시설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런 재개발은 엔저로 투자 가치가 높아진 해외 자금 유입이 증가하며 다시 부동산 가치를 상승시키고 있다. 또, 지진, 화재 따위의 재해로부터 보호하여 방재 리스크를 더 높이는 건축물을 만들고 있고, 접근성을 개선하여 경제활동을 더욱 활성화시키고 있다. 이런 도시브랜드 재구축 작업은 도쿄의 국제도시로서의 매력을 더욱 향상할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로 도쿄역 부근이 별천지가 되고 있다. 인터넷 사진

신혼부부들의 웨딩 화보 성지로 떠오른 도쿄역. 사진의 도쿄역 뒷 건물들은 야에스(八重洲)지구의 빌딩.
'워커블한(walkable) 도시' 건설과 '콤팩트 시티 구상' 계획에 의한 재개발로 도쿄가 더 안전한 글로벌 메가시티로 변모하고 있다.
일본 국토 교통성이 추진하고 있는 ‘워커블한 도시‘는 「사람이 중심인 편안하게 걷고 싶어지는 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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