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별 Jul 03. 2022

군산에서 하루살이

이천이십이년 칠월

대학을 졸업한 후 더 공부하고 싶어 대학원에 진학하였다.

나름 오랜 기간 활동도 하고, 관심도 많았던 청소년 분야라 진학을 결정하는 데에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청소년 인구는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데 꼭 그 분야로 가야 하느냐, 그 분야로 가면 네 생활은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겠느냐 등 반대도 심했지만 나름대로 청소년학으로 결정한 이유를 잘 풀어내었다.

결국 대학원 진학에는 성공하였고, 무사히 졸업도 마쳤다.

그런데 큰일이 생겼다.

공부를 마쳤는데 그래도 더 간절히 공부하고 싶었다.

더 정확히는 더 세밀하게 연구를 해보고 싶었다.

청소년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이 고민을 들게 했던 건 청소년 학문에 발을 들인 이후부터 내내였다.

왜 청소년이라는 학문은 공부하면 할수록 근본적인 무언가가 비어있는 느낌이 드는 것일까, 명칭으로나 법적인 개념은 분명 다른 두 대상인데 그 두 대상이 이질적이지 않고, 동등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등등 수없이도 많은 질문을 해보았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내 나름대로 청소년학문의 개념을 다시 한번 쌓아나가는 것이다.

이번 군산에서의 여행과 만남은 이 물음표의 답을 하나씩 찾아가 보는 것이었다.

청소년 학문이 속한 인문사회영역이 참으로 재미있는 부분은 "1+1=2"라는 직관적인 답을 주지 않는다.

"1○1=2"나 "1+1=○"라는 질문을 제시해놓고, "○"가 무엇인지 찾아갈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해준다.

이번 만남이 그러했다.

동그라미를 풀어나갈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는 일.

그래서 앞으로는 수많은 동그라미를 하나씩 풀어나가보려고 한다.


우리는 참 매력적인 동그라미다.
오는 건 즐겁지만 떠나는 길은 늘 아쉽다.


칠칠맞은 성격이기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 행복하다.
인생이 이렇게 곧게 뻗어 있다면 어땠을까?
한 청소년이 그린 고양이 그림이라고 하는데 웃는 표정이기도 하고 심술궂은 표정이기도 한 모습이 재미있다.
숲에 덩그러니 있는 우물을 보니 애니메이션에 나올법한 그림이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 청소년 정책에는 청소년이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