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남편에게 섹시한 여자가 되는 법

보통 부부 이야기

외출하고 돌아온 남편이 부엌에 서 있는 나에게 다가온다

잘 있었어? 하며 안아주고 뽀뽀하는 남편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신혼 때도 보지 못했던
그의 눈빛이다


싫은데 좋고 좋은데 싫은. 내 마음 뭐지? 이 상황은 또 뭐지? 


요 며칠 그의 눈에는 꿀이 뚝뚝 떨어진다


딱히 내가 잘해준 것이 없다. 아니, 요즘 일이 바빠져서 오히려 남편에게는 더 소홀하다

그런데 내 남편 왜 저러지? 


남편은 집안일을 잘 돕지만 잘하지는 않는다!

이 무슨 말이냐? 시켜야 한다는 것. 

거의 로봇 수준이다. 명령이 없으면 움직이질 않는다

그 정도만 해도 감사해야지 하지만,  매번 시켜야 하는 속 터짐이 동반된다


아내 : 당신 눈에는 이게 안 보여?(치울 것들)

남편 : 응. 내 눈에는 안 보여

근데 어쩜 그렇게 밟지 않고 샥샥 피해 가는지 신기하다는 아내들의 농담 섞인 뼈 때리는 말!


우리집 남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특히 요리는 할 줄 모르고, 아파도 밥은 내가 차려야 하는..

결혼 10년 차 과일 한번 깎는 것은 못 봤고..


그랬던 남자가 요즘 나의 점심을 챙겨주고 아이들 과일을 깎아준다



"사람 참 안 변합니다"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을 때가 된 거예요" 이런 말들이 있는데

다행히 남편은 서서히 변한 것 같다 


어제저녁에 책을 읽고 있는데 거실에서 깔깔 소리가 난리가 났다

운동을 한다고 아이들을 업고 안고 스쿼트를 했나 보다.

책 읽고 있는 나를 소환하며 자기 운동을 도와달라고 한다

못 이기는 척 나가 그의 팔에 들려주었다.

이번에는 업히란다. 남편은 나를 업고 내려가서는 다시 올라오지 못했다.

몸과 맘에 상처가 났지만 또 한바탕 웃었다.


원래 우리 집의 분위기는 이렇지 못했다. 결혼하고 4년간 잦은 싸움이 쌓이고 쌓여 이혼 위기도 겪었다

결혼생활이 너무 피로하고 행복하지 않았다. 

위기가 기회라고 이혼의 위기를 겪고 우리 부부는 더욱 단단해졌고 가정이 천국이 되어가는 중이다



남편에게 섹시한 여자 되는 법은  간단하다 매력적인 여자가 되면 된다!


매력적인 여자란 어떤 여자 인지 5가지로 정의해 보았다 (리나 정의)
1. 자신을 돌볼 줄 아는 여자
2. 목표가 있는 여자(뜻이 있는 여자)
3. 열정이 있는 여자
4. 자녀에게 본이 되는 엄마
5. 꾸준히 하는 여자


우리도 안다. 매일 아침 산발에 눈곱도 떼지 않은 채 남편의 아침은 고사하고 아이들 등원도 겨우 시키는 내 모습이 섹시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도 안다. 육퇴의 꿀 같은 밤을 보내느라 늘어질 대로 늘어지며 보낸 오전 시간. 나도 집도 엉망일 때 나 자신도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도 안다. 목표가 있어 달려가는 사람은 멋져 보인다는 것을. 


우리는 바란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늘 노력하는 엄마. 아이들에게 본이 되는 엄마가 되고 싶다고.


우리도 안다. 무슨 일이든 꾸준함이 답이라는 것을.


비단 여자에게만 해당되는 말일까? 남편들도 마찬가지이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매력적인 남자로 보이고 싶다면

자신을 돌보고 목표를 세우고 열정 있게 달려 나가는 가장이 되면 된다.

자녀에게 본이 되는 아빠! 무슨 일이든 꾸준하게 하는 성실함을 지닌 남자가 되면 

아내의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질 것이다.



이 남자가 요즘 왜 이렇게 나에게 너그러운가를 생각해 보았더니

아침 출근에 일어나지도 못하던 여자가 새벽 기상을 한다더니 1년간을 지속해오고

사업자를 내더니 일을 만들어하고, 주어진 시간을 쪼개어 쓰며 일도 하고 책도 쓰고 틈틈이 독서도 하는 열정 있는 아내가 사랑스러워 보이나 보다.

엄마가 글을 쓴다고 하니 첫째가 자신의 꿈이 '작가'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남편은 "여보가 아이들에게 참 좋은 영향력을 주고 있는 것 같아"라고 이야기했다


그렇구나. 외모도 중요하고 꾸미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편은 내 삶을  보며 감동을 받고 있구나


남편에게 섹시한 여자가 되는 법! 아내에게 섹시한 남자가 되는 법!

멋진 옷도 멋진 헤어스타일도 좋고 운동으로 탄탄한 몸매를 가지는 것도 좋지만

내 삶을 다독이며 열심히 살아가는 그 노력에 상대는 다시 한번 설렘을 얻는 것은 아닐까


그가 변하기를 기대하지 말고 내가 먼저 변해보자!  (10년 만에 과일 한번 깎은 남자 여기 있어요!! ^^)


모든 가정에 웃음꽃 피기를 기도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미리 사지 않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