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뒤적이다가 오랜만에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인생이 공허하다는 분의 사연이었어요.
어차피 죽을 거 왜 사는지 모르겠다. 의욕이 하나도 일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스님은 한눈에 그분을 꿰뚫어 보셨습니다.
"자살의 고속도로에 올라탄 것을 축하합니다." 라며 웃으셨습니다.
열심히 하면 뭐 하나, 어차피 죽을 건데. 인생 살아서 뭐 해. 공허하다, 허무하다, 죽고 싶다...
이런 맘이 들면 나 자신이 뭔가 깨달은 것만 같지만, 사실은 병이라고 합니다.
돌덩이가 자신을 누르고 있어도 꾸역꾸역 그 돌을 피해서 자라나는 풀들처럼, 만물은 태어났다면 모두 어떻게든 살려고 하는 것이 기본 본성입니다.
죽으려 하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럽고 반 생명적인 생각이니 병에 걸린 것이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스님은 같은 인생무상을 깨달으셨지만,
"아. 인생 별거 없구나. 그러니 더 웃어야겠다. 그러니 일희일비 안 해도 되는구나."와 같이 삶을 더 편하게 사실 수 있게 되셨습니다.
그런데 인생무상을 잘못 깨달으면,
"인생 허무하구나. 어차피 다 죽는데. 빨리 죽어버릴까?"
와 같이 반 생명적이고 스스로 고통스럽다 못해 주변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끼치는 독을 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너무 자신과 인생을 과대평가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인생은 잡초처럼 별거 없는데 말입니다. 별거 없으니까 힘 빼고 웃으며 살면 되는데 말입니다.
저도 사연자님과 같은 생각이 자주 올라오는데요. 죽고 싶어도 생명이 다할 때까지 죽지 않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에 이 영상을 보기 전까지는 생각이 지나가기만을 바라며 고통의 시간을 견뎠습니다.
그런데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제가 바라는 것만 과도하게 많고,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못 견뎌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인생무상을 깨달은 사람처럼 오만하게 생을 논했던 것입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매일매일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듯 마음을 수련해 보려고요.
인생무상의 병을 고치고,
인생무상을 깨달은 상태로 나아가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