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가는 모든 곳이 꿀단지
설거지를 한참 하고 있을 때면 둘째는 어김없이 싱크대와 나 사이를 방해하고 있다. 갓 두 돌밖에 안된 쪼끄만게 젖 먹던 힘까지 써가며 내 다리와 씨름을 한다. 자리를 내어줘도 딱히 별건 없다. 그냥 그 사이에 앉아 있을 뿐.
누나라고 가만히 있지 않는다. 온갖 질문에 온갖 이유로 주방으로 슬금슬금 온다.
어느새 주방이 북적북적, 시끌시끌. 장난감도 가져오고, 먹을 것도 가져오고, 둘이 씨름을 하다 마구 싸워댄다. 넓은 거실을 내버려두고, 이 조그만 공간, 싱크대 앞에서, 굳이! 말이다...
살 부빌곳이 필요해서일까, 엄마랑 놀고 싶어서일까.
그냥 같이 있고 싶은 거겠지? 온갖 장난감, 티비, 책 보다 엄마랑 부대끼고 싶은 거겠지?
누가 말리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