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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 Jan 30. 2023

드라마 '사랑의 이해' 과몰입 증후군

마지막회까지 천천히 말라 죽어보자^^

1. 지난주 11회와 12회는 여러모로 여운이 남는 회차였다. 상수와 ‘헤어질 결심’으로, 자학적인 선택을 하는 수영의 모습을 끝으로…. 예고편에서 상수의 눈빛과 표정을 보건대- 수영의 행동이 모래성을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란 걸 알고, 어찌됐건 그의 곁을 지키려는 것 같아서 조금 안심이다.(점차 과몰입 중... 드라마 끝날 때까지 천천히 말라 죽어보자^^)


2. 남자주인공 유연석 배우의 외모야말로 이 드라마에서 가장 큰 개연성, 무슨 짓을 해도 무조건적으로 옹호하고 싶어지는 캐릭터. 상수야 난 다 이해한다, 괜찮아 그럴 수 있어^^


3. 망설이는 연인들은, 어떤 점에서 더 낭만적이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지만 참고, 절제하고, 종국에는 파국에 이르는 로맨스에 끌린다. <헤어질 결심>이 그랬고, <사랑의 이해>도 어떤 면에서 나에게 헤결의 계보를 잇는다. 12회 마지막 수영의 행동은 바다 속으로 침잠하는 서래를 연상시키기도. 두 여자의 선택은 자기파괴적이다. 성격도 어떤 점에서 닮았다. 우직함과 꼿꼿함, 자기변호에 능하지 않은 과묵함,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주체성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점 역시.


4. 드라마와 대구를 이루는 영화 <화양연화>의 한 장면이 인용되는데 드라마 속 상황- 낙엽이 수북이 쌓인 대학교정이 넘나 낭만적이고 나레이션 목소리가 좋아서 황홀했다. 또한 오랜만에 떠올리게 된 영화- 양조위, 장만옥. 원작 소설에서도 등장한 장면일지 궁금하다.


“난처한 순간이다. 여자는 고개를 숙인 채 남자에게 기회를 주지만, 남자는 다가설 용기가 없고 여자는 뒤돌아선다. 그 시절은 지나갔고, 그때의 모든 것이 전부 사라졌다. 지나간 시절은 먼지 쌓인 유리창처럼 볼 수는 있지만 만질 수 없기에. 그 시절을 그리워한다. 유리창을 깰 수 있다면, 그때로 돌아갈지는 몰라도. ― 영화 화양연화에 나오는 문장인데요. 사랑이 아닌 이유로 망설이는 학우분들에게 전합니다. 망설이지 마세요. 망설이는 지금 이 순간이 당신의 화양연화일지도 모르니까요.”

-11회에서 수영이 상수의 모교 캠퍼스에서 듣게 된 교내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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