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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 Feb 10. 2023

"시험관까지는 하고 싶지 않다"던 이효리의 말

일전에 한 예능에서 이효리는 아이를 낳고 싶지만, 시험관까지는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아이를 갖기 위해 체외수정 시술을 수도 없이 시도했던 나에게 그 말은 상처였지만 그 마음을 존중했다. 사실, 나는 그토록 기다렸던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도 어두웠던 난임 시절을 수도 없이 떠올렸거든. 그때에 비하면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를 실감하고 만끽하기 위함은 아니었다. 아이가 없으면 없는 대로,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끝도 없이 불화하며 집착했던 나 자신을 때때로 떠올리며 여전히 연민하고 있었다.


이효리가 시험관까지는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은, 그만큼 아이를 간절히 원하지는 않는다는 뜻이거나 인공적인 시술에 대한 편견이 있어서는 아닐 거라 생각한다. 다만 그녀는 자기 자신의 상황과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려 하는, 가질 수 없는 무언가를 갈망하며 스스로를 소외시키지 않고자 하는 것 같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이효리는 진정한 대인배구나, 싶었다.


비록 나는 아이를 낳았지만, 외롭고 무참했던 그때 그 시절의 나를 지켜내지는 못했다. 그래서 문득문득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린다.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지 못했던 나야, 미안해. 그 힘들었던 시간을 조금 더 웃으면서 버텼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힘든 시기에 스스로를 미처 돌보지 못한 데 대한 회한을 느끼며. 하지만 그 시절은 지나갔고, 이미 부질없는 생각이겠지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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