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날아온 오퍼
이력서를 정리 중이다. 이유인 즉, 예전에 다니던 회사 보스가 연락이 와서 제안한 오퍼 덕분이다. 그녀는 내가 퇴사 후 여러 번 브랜드를 제안해 주며 재택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감사한 분이다. 면세업계에서 25년 남짓 일하시고 기독교 방송국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현재는 모 중견기업에서 글로벌 크리스천 최고지도자과정, Global Christian Leadership Program(GCLP)를 기획하는 일을 하고 계신다고. 웨스트민스터 신학대 교수님들과 협업하며 진행하는 프로젝트라 한다.
웨스트민스터 신학대! 내가 기독상담심리 공부과정이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유명한 곳 중에 하나란 글을 본 적이 있어서 이름이 익숙한 곳인데 말이지.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대 교수님과 국내 교수진들의 수업 등으로 온/오프라인 교육프로그램인데 커리큘럼을 빌드업하는 과정 중에 나에게 콜이 온 것이다.
관련 BI, CI 등 파일을 훑어보고 어떤 비전으로 이런 교육 프로젝트를 시작하신 건지 모 중견기업의 회장님의 이야기가 담긴 영상도 봤다. ‘사람을 세우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었는데 나에게 작은 기회가 온 것이라면 한 번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다. 심장이 콩닥콩닥 떨린다.
#딸에게 허락받기
엄마: 주아야 엄마가 할 말이 있는데 잠깐만 앉아 볼래? 왕이모 기억나지?
주아: 응
엄마: 왕이모가 지금 모 회사에 다니시는데 크리스천 리더들에게 회사에서 믿음으로 바로 서기 위해서 필요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데. 엄마한테같이 해보자고 하는데 괜찮을까? 주아가 학교에서 늦게 오는 요일 3번만 출근하면 되고 2번은 집에서 일할 수 있데.
주아: 엄마 나 버리는 거야? 싫어~~
엄마: 아니야 엄마는 주아가 늘 우선순위지. 근데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면 붙잡고 싶어. 목요일만 주아가 한 시간 정도 집에 혼자 있어야 하는데 그것만 해줄 수 있을까?
처음에는 난색을 표하던 따님도 엄마의 마음을 알아챘는지 마지못해 알았다고 한다. “엄마 나 아픈 날에는 옆에 있어줘야 해! 그리고 컴퓨터 앞에서 바쁘다고 나에게 짜증 내지 않기" 미래의 모습을 훤히 안다는 것처럼 따님이 철저하게 엄마의 다짐을 받아낸다. "네 알았습니다 공주님". 예전 같으면 엄마 회사 가지 말라며 울고불고 떼쓰던 아이였는데 훌쩍 자란 모습을 보니 새삼스레 대견하다.
#이력서 작성하기
오랜만에 예전에 작성했던 이력서를 열어본다. 에이~ 이건 너무 골동품 같잖아. 막상 새롭게 다시 작성하려고 하니 이렇게 앞이 깜깜하다. 어떡하지? 경력단절된 여성을 위한 재취업 강의라도 들어야 하나? '업무 오토메이션 능력'이라는 문구를 보니 업무자동화? 요즘은 업무를 Chat GPT 등을 활용해한다는 말인가? 차근차근 배워야 할 것들이 줄 서있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회사라는 조직에서 5-6년 떨어져 지냈으니 새로운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리라. 자, 이력서에 써 내려야 할 목차들을 정리해 본다.
1. 개인 프로필
2. 핵심역량
3. 경력사항
4. 주요 업무 및 성과
5. 자격사항
- 자격증
- 언어 능력
-업무 오토메이션 능력
6. 크리스천 활동
- 교회 내 훈련 및 봉사
- 신앙간증
#새로운 도전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립보서 4:13-
아주 유명한, 현재 나에게 간절한 말씀이 떠오른다. 믿음의 실체가 현실로 드러나려면 믿음은 시험을 거쳐야 한다. 생각만 골똘히 (때로는 쓸데없이 많이) 하고 좀처럼 움직이기 두려워하는 나에게 이제 충분히 나아갈 준비가 되었으니 발을 다시 세상에 딛고 몸으로 부딪히며 깨지고 나아가라는 기회를 주신 게 아닐까?
회사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나는 다시 제로베이스이다. 아니 어쩌면 마이너스. 이력서부터 도전인 나에게 앞으로의 일상의 변화가 힘에 부칠수도 있겠다. 남편과 딸아이에게 몸이 피곤하는 핑계로 감정적으로 대하는 일도 자제를 해야 한다. 모든 게 나의 능력 밖이다. 나는 이제 더 간절히 매달리며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자, 다시 잘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부여잡고 이력서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