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 한 사발
가끔 마음이 답답할 때나 억울한 일이 생기면 소정 선생의 도록을 꺼내어 작품들을 감상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가 틀린 것 같은데 더 큰 힘을 내세우며 목소리를 높여 올 때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순발력과 말주변이 부족하여 바로 대응을 못해 속앓이를 할 때가 있다. 소정의 작품은 그런 나에게 탄산수다.
소정처럼 냉면사발을 집어던질 뚝심은 없지만 그림을 보며 내 나름의 뒤풀이를 해본다. 가본적 없는 금강산의 절경을 감상하면서 말이다.
세상 어딘가에 닮은꼴인 내 편이 있다는 것이 든든하게 느껴진다. 타인의 비판이나 조롱을 묵묵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었던 예술로 승화시켰던 진정한 예술가. 그를 닮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