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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장미 Jul 13. 2023

폭포

자작 시


시원(始原)을 떠나왔다

초라해 보이는 그 곳을

원해서였는지 떠밀려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한때는 분수를 무척이나 부러워도 했지만

나의 운명은 

낮고도 낮은 곳으로 가는 것


아, 살다보면  

아득한 절벽 위에 서는 날도 오나보다 

두려움에 떨며 눈을 감는다


번지 점프하듯 

모든 것을 내려놓고 몸을 날릴 때

사람들의 환호와 함께 나의 이름도 지어졌다


아찔한 포말과 

아우성 속에 묻힌

계속되는 추락과 나락 속에


마침내 

짜고도 짠 

눈물과 닮은 바다의 품에 이른다


그곳에선 

나의 오만도 

소금처럼 녹아버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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