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소월 Oct 24. 2020

탈연애와 폴리아모리

첫 번째 글

탈연애 폴리아모리에 대한 고민이 많다.


탈연애를 고민하게 된 것은 그동안의 연애가 모두 의례 의식(ritual)과 연애 각본에 매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나서부터이다. 왜 연락을 일정 시간 반복해서 해야 되지? 왜 만남의 주기가 정해져 있는 거지? 왜 여사친/남사친을 보는 것에 허락을 받아야 하지? 등이다.


연애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상대방을 그 사람 자체로 바라볼 수 있었다. 반대로 연애를 시작하고 나서는 이 사람을 인간 00로 보는 것이 아닌 나의 '애인'으로 보는 경향이 짙었다. 그래서 상상력이 부족해졌다. 언제부턴가는 친구와의 만남은 자유롭고 유동적인 느낌이었는데, 연애하는 사람과의 만남은 일정 규율에 얽매여 있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이런 걸 느끼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런 연애 규율이 너무나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 또 웃기게도 연애 각본에는 너무나 충실해서 연애할 때 어떤 연기를 수행해야 하는지 잘 아는 사람이었다. 일은 잘하는 데 그 일 자체에 회의감이 든다고 할까. 


그렇다고 사랑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사랑을 할 때 왜 꼭 연애를 해야 되냐는 질문이다. 그게 아니라면 우리가 하는 연애라는 것이 대체 무엇이냐는 것이다. 친구와의 우정은 따로 특정한 '친구'라는 관계로 설정하고 우정을 나누지 않는다. 연애는 특정한 관계를 설정한다. 이 연애라는 규율은 생각보다 공고하게 많은 사람들의 의식에 자리 잡고 있다. 사랑하면 연애를  해야한다. 연애를 하지 않으면 당신은 사랑할 수 없다. 


나 역시 마찬가지. 그래서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스스로 정리하기 위해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폴리아모리


모든 관계는 비독점이다. 친구가, 스승이, 선후배가, 동기가 꼭 한명일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한 친구에게 집착하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행동으로 인식한다. 그런데 연애에서는 집착이 가능하다. 독점 관계를 지향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륜과 바람이 되고 이는 손가락질의 대상이 된다.


왜 연애는 독점이어야 할까. 정말로 독점하는 연애가 '진정한' 행복에 가까운 방법일까. '1대 1 관계에서 오는 진정한 사랑'이라는 착각을 부시고 싶다. 그렇다면,


과연 내가 폴리아모리를 할 수 있을까. 이전까지 나에게 주입된 사회 구성물인 '질투'라는 인위적인 감정이 나를 내버려 둘까.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두 명을 동시에 만나고, 상대방이 동시에 두 명 이상을 만날 때 관계에서 오는 갈등은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이 모든 것을 머릿속으로만 고민할 수 없기에 글을 쓴다.



그리고 이 모든 고민은, 더 잘 사랑하기 위해서다.


더 잘 사랑하고, 더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한 연구가 될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