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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차 Apr 05. 2023

평안과 담대함


2023. 4. 1.      


망연자실한 마음으로 요한복음 16, 17장을 읽었다. 거기엔 예수님이 죽임당하시기 전, 유언처럼 남기신 기도가 나온다. 주님은 다음과 같은 기도를 반복하셨다. “부디 그들로 온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쉬운성경/ 요한복음 17:23) ‘서로 하나 되는 것’이 인간의 힘으로 성취하기엔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성취되어야 하는 소중한 일인가보다. 그러니 예수님께서 생애 마지막 순간에 전능한 하나님께 그토록 연거푸 부탁하셨겠지.      


사람에겐 연합할 능력도 없고 의리도 없다. 사랑이라곤 없다. 저 기도를 육성으로 직접 들은 12명의 제자들은 조금 뒤에 예수님을 “혼자 버려”두고 모두 다 “뿔뿔이 흩어질” 참이었다. 이것이 나의 좌절이다. 나에겐 나 자신과 사람을 사랑할 능력이 없다. 하나 되기는커녕 사람으로부터 도망쳐버린다.      


그러나 주님은 당신을 배신하게 될 못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말한 것은 너희가 내 안에서 평안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는 너희가 고난을 당할 것이다. 그러나 담대하여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다!”(쉬운성경/ 요한복음 16:33)     


답이 없는 배신자들에게 주님은 도리어 평안과 격려를 주신다. 이게 말이 돼? 후려 치셔야죠? 그냥 가루로 만들어 버리셔야죠? 째려보고 혀를 차고 손가락질 하셔야죠? 비난하셔야죠? 어떻게 평안을 주실 수 있어요? 한숨이 나온다. 이 한숨은 염치 불구하게 터져 나온 안도인가, 납득 할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아득함인가.     

 

주님, 저는 당신이 주시는 평안과 담대함이 너무나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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