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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체리 Jul 14. 2020

90년생과 꼰대의 콜라보


            





올 상반기에 재밌게 읽은 책 중에 <90년생이 온다>가 있다. 나는 1999년생인 큰 아이와 2004년생인 작은 아이 함께 산다. (여기서 04년생인 둘째는 논외로 하자, 99년생도 이해하기 벅차다) 그리고 직장에서도 91년생 두 명과 같이 동료로 근무하고 있다.


 그들 친하긴 하지만, 완전히 일치되지 못한다. 주로 그들이 늙은 나를 부담으로 느껴 한 발짝 뒤로 물러서는 일이 많다고 봐야겠지만 말이다. 서운하지는 않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이해는 필요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도대체 그럼 나는 가정(혹은 직장)에서 어떻게 이들과 공존해야 한다는거지?



 그러니까 그들이 어떤 사회적 배경에서 탄생했고, 그래서 어떤 세대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해서 99년생인 큰 아이의 경쾌하지만 되바라진 말투에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정시에 딱 맞춰 출근하고 남의 일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는 90년생 동료들이 꼴 보기 싫은 것도 어쩔 수 없었다. 미시적 행동지침을 기대했던 나는 이 책을 읽고 새로운 과제를 떠안은 기분이었다.



                                                          










요즘 '라테는 말이야'로 시작하면 갑분싸가 된다. 그래서 나의 과거 이야기를 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려도 참게 된다. "혹시 나를 꼰대로 보는 건 아닐까?'라는 두려움에 90년생들과 대화를 할 때면 자기 검열 회로부터 돌려본다.


예전에는 4~50대에 대한 인식이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사실 이것도 일종의 '라테'다) 40대 중반을 넘어가면서 이제는 정말 나도 꼰대 취급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 <꼰대의 발견>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에이 나는 아직 이 정도는 아니야'라는 생각을 다. 이 책에서  꼰대는 남을 억압하고 강요하고 무례한 특징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내성적이고 예의 바른 사람인데 왜 내가 꼰대냐고!!(꼰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꼰대)


 

아무래도 책이 던져준 문제의 답은 내가 스스로 찾아야만 할 것 같다. 나의 일상을 잘 뒤져보면 해답이 나올 것이다. 내가 어떤 면에서 꼰대인지를 성찰하면서 90년생인 나의 큰아이와, 그리고 큰 아이 또래의 직장 동료들을 이해할 방법을 찾아보는 글을 써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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