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OO 한 작가가 되리
여전히 부캐는 각종 TV 프로그램을 포함해 인기를 맞고 있다. 그저 남 이야기인 줄 알고 넘겼으나, 어느 순간 내가 그 부캐의 매력에 홀라당 빠져버렸다. 한 가지의 자아만 가지고 살아가기엔, 이 세상엔 재밌는 것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너무나도 많다! 만약 이 글을 읽고 '나도 부캐를 해볼까?' 마음이 1g이라도 생긴다면 조용하게 응원을 던지겠다. (가만.. 이럴 게 아니라 부캐 커뮤니티라도 만들어볼까?)
*잠깐! 부캐란 뭘까?
다른 이름과 성격을 가진 캐릭터라고 한다. 주로 게임 캐릭터에서 사용했던 단어지만, 이제는 실 생활에서도 자주 쓰이고 있다. 쉽게 말해 '다른 자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결정적인 원인은 인터넷의 보급화인 것 같다. TV 속 연예인보다 스마트폰 속 인플루언서들이 각광을 받는 시대가 온 것처럼, 우리 모두가 끼와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손안에 초소형 슈퍼컴퓨터를 들고 다니기 때문에 인터넷에 익숙한 우리 세대는 더더욱 부캐와 같은 다양한 문화를 생성하고 있다.
나에게 부캐는 취미생활이다. 돈이 들지 않기 때문에 부담 없이 하고 싶을 때 하는 것. 바쁠 땐 못하지만 그래도 이따금씩 하게 되는 것. 그러니 부캐의 매력에 헤어 나오지 못하지! 그 외에 2가지를 더 말할 수 있겠다.
① 익명성
: 여러 가지 부캐 중 일부만 지인에게 공개했다. 다 말하지 않는 이유는 자체 필터링을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솔직하고 표현하고 싶은 것을 그리는 게 부캐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개인 SNS는 잘 활용하지 않지만, 부캐 SNS를 통해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동질감과 재미를 느낀다.
② 생활의 활력
: 부캐는 <회사 - 집 - 회사 - 집...> 반복되는 일상에서 힘을 얻는 창구가 되어준다. 24시간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기 때문에, 나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액티비티 등 외부로 활동하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온라인 상에서의 또 다른 자아를 생성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부담이 없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하면서 즐거워야 하고, 접근하기 편해야 한다. 그래야 부캐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내가 브런치(글)를 하는 이유도 가장 편리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이미지를 만드는 것보다, 영상을 촬영하고 제작하는 것보다 리소스가 덜 들어갔다.
그래서 나는 브런치(글)를 가장 먼저 시작했고, 인스타(여러 부캐 계정)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 새로운 것도 시도하고 있다. 꾸준하게 활동하진 못해도, 어느새 쌓여있는 게시물을 보면서 '그 당시 시간을 유의미하게 보냈다'라고 스스로 위안하는 걸 수도 있다.
"왜 이렇게 많이 해?"
지인에게 부캐 활동을 밝히면, 5명 중 2명은 이렇게 질문한다.
그럼 나는 생각 없이 바로 답한다. "즐거워서!"
비록 퇴근 후에 이것 때문에 새벽 늦게 잠드는 경우도 많고, 다음 날 피곤에 허우적거리기도 하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하고 싶으니까 자발적으로 노력을 가하는 거다. 그래서 언젠간 소소하게 입소문 난 작가가 되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부캐로 활동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