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 아카이브_ 동해
동해시는 도시가 시작되는 북쪽 망상 끝에서 남쪽 삼척 증산 방향 추암까지 도심길이가 짧은 매력적인 도시다. 특히 KTX 동해역, 묵호역이나 종합터미널이 있는 천곡동에서 논골담길, 추암, 무릉계 등 주요 관광지까지 소요시간은 차량으로 20분 이내 이동 가능한 도시다.
동해선 철도 관광, 경제 활성화 신호탄 될까?
철길은 도시와 도시, 사람과 사람을 잇는 문화적 통로이자, 새로운 관광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12일, 동해시와 코레일 부산경남본부가 협력하여 기획한 ‘동해선 단체 관광 프로그램’이 본격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 특별한 프로그램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서 방문한 아시아투데이 부두완(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기자와 한평수 대기자와 동행했다. 코스의 하나인 논골담길 방문에 대한 정보 제공 때문이다. 동해역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부산에서 열차로 달려온 관광객들을 맞이했다. 오전 10시, 설레는 분위기 속에서 여행자와 관광객들을 기다리던 중, 부 기자는 동해시 관광의 강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동해 관광의 매력은 20분 이내 바다, 계곡 맛집 명소 이동이 가능한 관광 코스야! “
부 기자가 전해준 관광 매력의 의미는 관광객들에게는 이동의 편리함을, 지역 경제에는 체류 시간 극대화를 의미한다. 즉, 여행자와 관광객이 짧은 시간 동안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압축형 관광 모델’로서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기차가 만든 ‘20분 관광 클러스터’, 지역관광의 새로운 방향?
‘20분 관광’이라는 개념은 이동 거리를 최소화하고, 체험 밀도를 극대화하는 전략적 관광 설계의 핵심 요소다. 이를 잘 활용해 관광객이 빠른 시간 내에 다채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모바일 관광 허브’로의 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동해역에서 불과 20여 분 거리에 위치한 묵호항과 논골담길, 그리고 중앙시장, 어달해변까지 이어지는 관광 동선은 기차를 이용한 방문객들에게 최적의 관광 동선이 될 수 있다. 관광객은 아침 기차를 타고 동해에 도착한 뒤, 묵호항의 푸른 바다를 감상하고, 시장에서 지역 특산물을 맛보고, 어달해변에서 여유를 즐기는 압축적인 관광 루트를 경험할 수 있다.
“맛을 더하지 않아 더 깊은 맛” 동해의 음식 철학!
절반의 관광, ‘먹거리’
부 교수와 한 기자가 선택한 동해의 대표 음식은 묵호 중앙시장의 향기 나는 홍게 칼국수와 숙취에 뛰어난 어달마을의 명품 곰치국이라며, 음식에 대한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두 기자분들은 한 문장으로 동해의 음식 철학을 정리했다.
“동해 음식들의 맛은 맛을 더하지 않아 더 깊다.”
이 짧은 문장은 동해시의 음식 문화가 가진 자연주의적 특징을 함축하고 있다. 지역에서 나는 자연산 식재료를 과하게 조리하지 않고, 본연의 맛을 살려 제공하는 방식이야말로 동해 음식의 정체성이자 차별점이다.
최근 글로벌 푸드 트렌드인 ‘로컬 푸드(Locavore)’ 및 ‘내추럴 쿠킹(Natural Cooking)’과도 맞닿아 있다. 화학조미료나 인공적인 맛을 줄이고, 식재료 본연의 풍미를 강조하는 음식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동해의 음식 스타일은 자연스럽게 현대 미식 트렌드와 일치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홍게 칼국수의 시원한 감칠맛과 곰치국의 담백하면서도 깊은 국물 맛은 동해의 맑은 바다와 기후 환경이 만들어낸 독특한 음식 자산이다. 관광객들에게 그냥 한 끼 식사보다 지역의 정체성을 경험하는 미식 여행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철도 관광과 로컬 콘텐츠가 잘 만날 때, 관광이 살아난다
동해선과 연계한 관광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동 수단 제공을 뛰어넘는 기차 여행과 지역 관광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인구, 지역 소멸시대의 대안은 문화기획으로 도시를 브랜딩 하고 로컬브랜드를 완성해 관계인구 생활인구를 늘리는 일이 살길이다. 문화기획자로서 철도 연계 자연과 먹거리 키워드의 테마 프로그램을 샘플로 예를 들어본다.
첫째, ’ 동해선 블루 트레일, 기차로 바다 여행‘
- 추천 이유
• 동해선 철도는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기차 노선으로, 탁 트인 동해 바다를 감상하며 힐링할 수 있는 요소를 극대화한 패키지다.
• ‘블루 트레일’이라는 네이밍을 통해 기차 + 바다 + 걷기 여행의 조합을 강조했다.
- 기대 효과
철도여행을 통한 친환경 관광 활성화(탄소 배출 절감), 기차 여행과 바다 트레킹(논골담길, 망상해변 걷기)을 결합하여 건강 & 웰니스 효과 제공, 서울 및 수도권 관광객 유치 증가(도심에서 쉽게 떠날 수 있는 당일·1박 2일 코스로 홍보)로 관계인구를 늘릴 수 있다,
둘째, ‘미식 기차여행, 동해선 한입 투어’
- 추천 이유
•‘한입 투어’라는 직관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기차 여행 + 지역 음식 체험 결합 강조한다.
•동해의 대표적인 칼국수, 곰치국, 오징어순대, 감자옹심이 등 로컬 음식을 이야기와 문화를 담은 관광 콘텐츠로 활용한다.
- 기대 효과
철도 관광과 지역 식도락을 연계하여 ‘미식 관광지’로 포지셔닝 가능하다. 동해의 전통시장(묵호 중앙시장, 북평시장)과 로컬 맛집의 경제 활성화 기여하고, 철도 이용객 대상 ‘식도락 지도’ 및 ‘기차 내 시식 이벤트’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가능하다.
동해선, 새로운 철도 관광 모델이 될 수 있을까?
이번 동해선 활용 단체 관광 프로그램은 철도와 지역 관광이 어떻게 협력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실험하는 중요한 사례다. 기차는 관광객이 여행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관광의 핵심은 ‘이동’이 아니라 ‘머무는 경험’이다.
동해역에서 펼쳐지는 단 20분의 이동 속에서, 관광객은 눈으로는 바다를 보고, 입으로는 칼국수를 맛보고, 마음으로는 동해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남은 과제는 이 경험을 어떻게 ‘반복 가능한 지속적인 모델’로 정착시킬 것인가?
서울경제신문 7일 자 기사의 일부다. “3조 4297억 원을 들여 올 1월 개통한 동해선(부산~강릉)은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데 647년이 필요하다.”라는 내용이다.
물론 걱정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동해선(부산~강릉)의 경제성 논란은 단순한 수익 회수가 아닌 지역 균형 발전과 관광 활성화의 장기적 가치로 평가해야 한다. 철도망은 단기적 이익보다 지역 접근성을 높이고 관광·물류 산업을 활성화하는 공공 인프라로서 역할이 중요하다. 따라서, 단순한 수익 분석을 넘어 철도 연계형 관광 패키지, 물류산업 지원, 기업 유치 등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사회는 철도 인프라를 활용한 관광 및 경제 활성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중앙정부와 협력해 추가적인 투자 유치와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결국, 수익성 논란보다 지역 발전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 “라고 강조했다.
동해시는 이번 사례를 철저히 분석하고 구석구석에 문화와 이야기를 입히고 민관이 똘똘 뭉쳐 준비된 고객중심의 재방문 가능한 철도 관광의 성공적인 로드맵을 그려나갈 필요가 있다.
일행은 논골담길을 돌아보고 동해의 한 전통주가 2025년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탁주부문 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듣고 농업법인 더담으로 달렸다. 기획취재를 마치고 부 기자는 “철도 동해선이 복제하기 힘든 고유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지역 관광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