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퇴사 한지 한달째

나는 무엇이 바뀌고 있는가?

by 장서운

회사를 관둔지 한달이 넘어가고 있다.

상담을 꾸준히 받고 있는 중이고 합정에 병원을 다니는 중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나, 과거에 얽매여 지금 이렇게 까지의 변화를 겪게된 나를 한번 찾아보려고 노력을 하게 되었다.


개발자로써의 업은 놓치 않고 꾸준히 하는 중이긴 하다, 부트캠프 마무리 할 때엔 뭐 성실상이란 것도 받고 학습메이트를 신청해 개발을 놓치 않으려고 이런 것 저런 것 시도해 보고 있는 중이다. (다만 6월은 거의 먹고 자고 쉬는데 중점을 두긴 했다)


ADHD에 충실한건지 주어진 일이나 지원할수 있는 일엔는 항상 최선을 다 하는데 막상 쉴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니 러닝도 좀 하고, 쌍절곤도 오랜만에 돌려보고, 친구들도 만나고, 클라이밍도 하고, 주어진 일들이 생기니 최선을 다해서 돌아다니는 것 같다.


취업 공고는 아직까지 한번을 보지를 않고 있다, 상담을 하면서 내 안에 있던 두려움을 아직 떨쳐내지를 못한 것 같기 때문이다.


다시 회사에 나가라고 하면 어디서부터 준비해서 어디서 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다닐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지금 취준을 다시 하고 있지만 막막하긴 다른 취준생들과 다름이 없는 것 같다.

나도 내가 어디를 향해서 가고있는지 모르겠어서 어벙한 상태...


7월이 되었다.

확실한 건, 내 마음도 몸도 예전과는 조금 다르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여전히 어벙하고 방향을 잃은 듯 보이지만, 적어도 이제는 그걸 알고 있다는 게 다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멈춰 있던 시기, 그 안에서도 나는 멈춰 있지 않았다는 걸 뒤늦게야 알아차린다. 상담을 받으며 스스로를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운동을 하며 몸의 감각과 건강을 되찾고, 친구들과 웃으며 '사람답게' 지내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게 어떤 큰 변화를 예고하는 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저 살아남기 위해 애쓰던 과거의 나와는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은 ‘회사’라는 말이 두렵고, ‘지원서’라는 단어에 숨이 막히기도 한다. 그래도 언젠가, 그 단어들 앞에서도 조금 덜 떨리는 날이 오리라는 건 안다.

지금의 나는, 바닥을 친 것 같은 시기를 지나 조금씩 다시 '나'라는 사람을 조각해 가는 중이다.

퇴사한 지 한 달,

나는 무엇이 바뀌고 있는가?

아직은 확신할 수 없지만, 분명히 ‘무언가’는 바뀌고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