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그냥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데오잡 May 08. 2024

이어지는 것들

인연


근처에 큰 행사가 있어서, 남편의 대학교 동기가 출장을 나온 김에 우리 집에 방문했다.

남편과 나는 동갑이고, 우리는 모두 같은 회사를 다닌 덕분에 나에게도 친구인 친구 아닌 친구 같은 그. 

의 박사시절에 LA에서 만난 것이 마지막이었으니, 5년만이었다.


20대에 함께 회사생활을 하면서 술을 먹던 추억을 얘기했다. 이제는 연락이 끊겨 어디서 뭐하는 지도 모르는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판이하게 변해버린 회사 문화라던가, 그때의 사원들이 지금은 죄다 팀장이 되었다는 얘기, 함께 일했던 사람 몇의 대단한 출세를 신기해 하며, 우리는 음식을 먹고 술을 마셨다. 


추억은 그립고 세월은 아쉽다.


소복히 돋아나는 흰머리 얘기를 하고 너무 무서운 젊은 애들 얘기를 했다. 지금 가진 것중에 가장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들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 또 한 명의 오랜 친구와의 전화찬스가 주어졌다. 이런 게 반갑고 감격스러운 나이가 되었구나. 

 

온통 나뿐이었던 삶에는 가족이 채워졌다. 이제는 훌쩍 커버린 아이들 얘기를 했다. 서로에게 칭찬과 격려의 말을 나눴다. 안부를 묻고 당부를 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소한 차선의 노력은 하는 존재들이 되어 현실에서 꿈 꿀수 있는 최대의 행복을 위해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되었다.


시간이 흐르고, 우리는 이제 진짜 어른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문 소비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