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클럽 시작기
매주 화요일. 저번주에 읽었던 독서 리스트를 들고 엄마들이 교문 앞 카페에 자리를 잡으면 아이들은 약속대로 하교 후 그곳으로 하교한다. 가방을 풀어헤치며 '오늘은 뭐에요?' 물어보는 아이들을 진정시켜 자리에 앉히고 그날에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 보따리가 다 풀어지면 준비해둔 간식과 함께 모임이 시작된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많은 고민이 시작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부분은 "독서"였다. 유치원 때는 매일 한 권씩 책을 읽어야 하는 숙제가 있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책을 읽었지만 아이들에게 공부 스트레스 주지 않는 공립학교의 특성 상 책을 읽는 숙제를 내줄리는 만무하니까. 지금까지 다져온 독서습관이 있기에 갑자기 아이가 책을 안 읽게 되진 않을거라고 생각했지만 강제로라도 책을 읽어야 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엄마 숙제로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가장 친한 친구 한 명과 함께 독서모임을 만들었다. 우리 모임의 규칙은 나름 간단하다.
1. 매일 한 권(이상) 책을 읽는다
2. 책의 제목을 기록한다
3.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서 같이 책을 읽고 독후 활동을 한다
학교에 적응하느라 바쁘기도하고 이런저런 행사도 많은 1학년 1년 동안 우리는 이 규칙을 나름 철저히 지켜냈습니다. 어떤 날은 학원 스케쥴 틈새 사이로, 어떤 날은 과감히 학교에 체험 학습을 내고 독서클럽을 진행했습니다. 엄마 둘, 아이 둘, 네 명의 조촐한 독서클럽 모임은 어느새 일상이 되었어요. 이제 아이들은 하루에 책 한 권을 읽는 것 쯤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말합니다. 저희의 모임 취지에 공감한 두 명의 새로운 어머니와 아이들이 합류해 우리 독서모임은 이제 야무진 여자 친구 한 명, 장난꾸러기 남자 친구 세 명 총 네 명의 아이들이 함께하는 모임이 되었습니다.
지난 2년간 아이들에게 책을 읽는 것은 "생각의 씨앗을 찾는 것"이라고 말해왔습니다. 책 속에서 찾아낸 생각의 씨앗들이 우리의 생각 주머니를 키워줄 마법 씨앗이라고 말하면서요. 꾸준히 찾아낸 생각의 씨앗들을 이제 밭에 심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작업의 조각들을 이곳에 함께 기록해보려 합니다.
우리는 교육학을 전공한 전문가 엄마들이 아닙니다. 하지만 평범한 엄마들도 아이들과 "양질의" 독후활동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매일 책을 읽으며 아이와 나누는 교감, 함께 독후 활동을 하며 아이들의 생각이 자라나는 것을 지켜보는 묘미를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