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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 토끼 네 마리 Jun 04. 2024

하늘이 참 예뻤다

받아들이거나 수용하거나. 모르거나

아이는 밤새 아팠고, 남편은 출근했고, 나는 친정 엄마에게 아이를 맡기고 출근했다.

아기가 아닌 아이가 아프니 걱정되기도 하고 학교에 안 가고 쉬었으니 친정엄마도 무척 힘든 하루 셨을 거다.

아이가 계속 전화가 왔다.

“엄마~나 게임하고 놀아도 돼?”

이제 덜 아픈지 논다고는 하지만, 학교도 못 간 아이가 놀아도 되냐니…


저녁에 아이를 잡고 숙제를 시켜야지 싶어 책상에 앉았다. 밤사이 아이 열 재느라 힘든 나의 몸은 잠시 잊고 아이를 보고 있다.

아이는 글씨도 쓰기 싫고 문제집에 그림을 그리고 수학 계산도 하기 싫다.


그 찰나에 남편이 퇴근해 왔다. “시키지 마~ 할 때 되면 다 해. 나도 공부시킬 때 하기 싫었어.”

이렇게 의견 충돌이 시작되고, 아이 덕분에 큰 소리는 내지 못했지만… 이미 마음은 상했다.


늘 이렇다. 나와 나의 신랑은 맞는 것이 없기에… 의견도 늘 평행선이다.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거나 그냥 수용하거나… 그냥 이 상황을 모르거나.


난 마음이 상했고, 다들 나만 비난 맞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자고 있지만 편히 않은 긴 밤이 지났다.

딸아이에게

“오늘부터 너 공부하지 마.”


문득 하늘을 보니 구름이 참 예뻤다. 그냥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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