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월요일 아침 출근길. 잔뜩 흐리다. 일기예보엔 다행히 비 예보가 없다. 흐린 하늘 같은 꾸물꾸물한 내 기분 같다. 비예보가 없으니 맑아지겠지?
남편은 10년째 결혼생활 중인 나에게 차가 왜 서비스센터에 가 있는지 “왜?”라고 묻는 나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말하기 싫은 거다. 온갖 상상이 꼬리를 문다. ‘왜? 말 안 하는 거야?’. 아직 나를 믿지 못하거나 아직 나에게 다 말하기 싫은가 보다. 꼬리를 물고 생각하다 보니 내가 날씨처럼 마음이 꾸물해져 버린다. 잘라내야지.
이런 나의 생각 고리.
‘언젠가 가족이란 믿음이 더 확고해지면 남편이 나에게 말하겠지?’
이 정도로 내 생각을 잘라 버린다. 그리고 오늘 비 예보가 없으니 맑아지리라 생각한다. 나에게 아직 그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있구나. 아니 그날 생각을 잘라내 버려야 살 수 있을 수도.
오늘 지하철에서 현실에 집중한다. 사람이 많고 난 졸리고, 난 오늘 할 일이 평소보다는 적어도 1가지는 더 있을 예정이라 힘을 내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