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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쭌 Jun 06. 2023

헤밍웨이 버지니아울프 추억

마음의 병을 안고 산 작가들

  마음의 병을 안고 삶과 죽음을   작가 이야기는 깊은 연민과 우울을 느끼게 한다.

 거의 10년 전 즈음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해 질병휴직을 하게 된 때, 8주짜리의 소설 쓰기 과정을 수강다. 그때부터 나의 글쓰기는 시작되었다.

   

  당시 내 인생의 크나큰 인연으로 만난 최복현 작가님께 배운,  소설 <노인과 바다>와 작가 헤밍웨이의 삶은 인상적이며 충격적이었다.  인과 바다는 거대한 청새치를 노획하는 노인을 통해 인간이 가지는 불굴의 의지를 그린 것으로 이해할 수 있기도 하지만, 작품 속 청새치의 의미는  헤밍웨이가 그토록 극복하고 싶었던 자신의 조울증(또는 조현병)이었다고 한다. 


  마치  조앤 롤링이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자신의 우울증을 볼드몬트로 형상화하고는 자신을 해리 포터로 비유해서 마침내 우울증과의 거대한 전쟁에서 이겨낸 것처럼, 작가들은 자기가 정복하고 싶은 거대한 약점을 문학 속에서 형상화한다.

      

  헤밍웨이는 FBI(미연방수사국)에서 일한 바 있으며, 말년에 정치적 이유로 FBI에 의해 끊임없이 추적당한다는 편집자적 망상에 괴로워했다.  헤밍웨이는 자신의 죽음의 방법에 대해 수도 없이 생각했으며 결국  엽총으로 산책길에서 자신의 죽음을 결정했다. 당시나 지금이나 뇌의 절개는 정신과적 질환의 가장 마지막 처치였으며, 헤밍웨이는 치료에 대한 마지막 희망이 실패하자 이틀 만에 자살을 선택했다고 한다. 불굴의 전사 같았던 헤밍웨이의 인간적 약점은 매우  특별하게 다가왔다.  


  영국의 천재작가였던 버지니아 울프는 조울증을 통제하지 못해 집 근처의 우즈 강에서 주머니에 돌을 가득 넣은 채 강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 삶을 마감했다. <자기만의 방>여성도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며 물질적 자립이 필요하다고 한 그의 대표작이다.


  그는 이미 조울증으로 두 차례 입원을 한 바 있으며 헌신적인 남편이 30년간 자신을 지켜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지킬 수 없었다.  1940년 당시 독일군의 영국 본토의 침략이 유력한 전황이었고 본토 점령이 성공한다면  반전주의자였으며 남편이 유대인인 그는  최우선 척결 대상이었다고 한다.


  버지니아 울프는 전쟁에 대한 공포에 시달렸으며 남편에게 남기는 유서에 ‘자신은 이 병을 이겨낼 수 없음을 애초부터 알고 있었다’라는 슬프고 인상 깊은 글을 남겼다. 그는  죽음의 동반자로 수많은 강변의 자갈을 동반했다.


  사체가 떠오르지 않게 하기 위해 그는 양쪽 주머니를 자갈로 가득 채우고 죽었으며 한참 후 수련회를 온 동네 고교생들에게 발견되었다. 끝없이 정신이 위로 달아나는 그 괴로움을 버지니아 울프는  에너지가 끝없이 방출되는 괴로움을 죽어서라도 가라앉히고 싶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왠지 모르게 눈물이 분출되기도 했다.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은 당시 유명했던 제임스 조이스와 함께 의식의 흐름 기법을 쓴 것들이 많다.  끊임없이 재잘되는 좌뇌의 두들김을 써 내려가는 데 너무 적합한 의식의 흐름 기법을 생각해 보면 버지니아 울프에게 마음의 병 유능한 문학작품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영감으로 작용한 면도 있지 않았을까 한다.     


    "인생은 투병이다. 질병이란 한 사람의 내적 세계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왜 질병을 소재로 한 소설은 그토록 적은 것일까" 하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물론 현재의 정신의학 수준은 이 당시를 살아야 했던 두 문학적 천재들의 때보다는 훨씬 높아져서 이러한 비극적 결말을 겪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이 글의 의도가  작가들의 비극적인 결말에 전설을 부여하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작가들에게 있어서, 조울증이라는  질병은. 창작의 환경에서 어느 정도 유리한 선물을 제공해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위로를 얻기 위함이기도 하고, 자신의 질병을 위대한 작품으로 승화시킨 천재들에 한 경의를 표함이기도 하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을 포함하여 위대한 작품을 남긴  도스토예프스키는  질병에 시달려 쓰러질 때마다 우주의 비밀을 꿔뚫는 듯한 신비를 느꼈다고 한 것을 보면이 병에 대한 비극적 걱정보다는 오히려 이 병이 작가가 가질 수 있는 낭만적 훈장이라는 생각으로 받아들이는  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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