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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쁨작가 마드쏭 Nov 09. 2021

육아휴직 3년은 엄마의 희생일까? 자아실현일까?

아이의 성장과 함께 엄마의 꿈도 자란다


"육아휴직도 할 수 있고 좋은 직장에 다니시네요." 

"경력단절을 감수하시다니...... 엄마의 희생이 필요하네요." 

육아휴직 중인 나에게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말을 한다. 






 2007년 12월 14일. 나는 국가직 9급 공무원이 되었다. 

내가 소속된 곳은 인사적체가 심하다. 그래서 승진이 더 늦어지지 않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했다. 승진 가점이 있는 자격증들을 모두 취득했고, 가점을 준다는 CS(고객만족) 강사 업무도 맡았다. 덕분에 같은 날 임명된 동기보다 한 달 앞서 8급 공무원이 되었다. 그러나 이후, 동기와 다르게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출산함에 따라 나는 육아휴직 3년을 쓰게 되었다. 자연히 7급 공무원 승진 심사 시 뒤로 밀려 동기보다 7개월 늦은 2019년 9월 16일에 7급 공무원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 몇 개월이 뭐 그리 큰일이냐 하겠지만 하루 이틀의 승진 일수 차이도 다음 승진 시에는 더 큰 격차가 날 수 있기 때문에 7개월의 차이는 엄청난 차이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육아휴직이라는 나의 선택에는 후회가 없다. 승진은 늦어질 뿐 언젠가 되는 것이지만,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3년이라는 기존 경력 공백에 더하여 또다시 경력 단절이 될 시간이 다가왔다. 2020년 2월, 초등학교 1학년이 되는 아이를 위해 두 번째 육아휴직을 했다.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면 엄마 손이 많이 필요한 때라고 한다. 그런 때에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 나는 휴직원을 제출했다.      



 동기들보다 경력에서 밀리는 것은 감수를 하더라도 당시 내가 두려웠던 것은 수입 감소이다. 수입이 줄어들어 생활이 어려워지면 ‘휴직이 필요한 시기임에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더 빨리 복직을 해야 되면 어떻게 하지?’하고 걱정이 되었다. 첫째와 두 살 터울의 동생이 있어서 둘째가 초등 1학년이 끝날 때까지는 휴직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휴직 전에 미리 여유자금을 모았다. 그리고 휴직 중에 아이들을 돌보면서 살림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고민했다.      



 그렇게 고민하며 <부의 추월차선> 책을 읽다가 사업자금이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블로그를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아이들을 낳고 기르면서 육아정보를 검색하다 보면 여러 파워 블로거들을 만난다. 그 블로거들도 처음에는 육아 이야기로 시작하였고 점차 방문자가 늘어나면서 전집, 아이들 옷, 여행 등의 체험단, 파트너스, 공구 등으로 경제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됨을 보아왔다.   

   


 블로그는 내가 처음 육아휴직 중이었던 마지막 3년째 되던 해에 막연히 '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때는 매일같이 글을 쓸 자신이 없어서 시작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경험한 이야기들로 시작하면 된다. 비록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내가 실패한 경험이든, 성공한 경험이든 아직 겪어보지 않은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나의 일상적인 경험으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그날 밤 블로그에 처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비록 육아휴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나의 직장 경력은 잠시 중단되겠지만 블로그를 통해 음식점, 전집, 교육상품, 여행 등의 체험단으로 아이들과 좀 더 다양하고 풍성한 생활을 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휴직 중에도 경제적 어려움에 묶이지 않고 아이들과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휴직하기 4개월 전부터 매일 블로그에 차곡차곡 글을 쌓아갔다. 그리고 아이가 입학하기 한 달 전, 2020년 2월 10일 자로 육아휴직을 하였다. 그러나 휴직을 한 지 한 주 뒤, 내가 사는 곳에도 코로나19가 확산되었고, 아이들과 함께 하려 했던 체험단에 대한 꿈은 기약 없이 접게 되었다. 대신에 새로운 꿈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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