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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쁨작가 마드쏭 Oct 12. 2024

투자자지만 인테리어엔 진심

전셋집 아닌 주인집

부동산 단타매매를 배울 때 선생님이 하신 말씀 중

"우린 투자자이지 내가 살 집이랑 혼동하면 안 됩니다." 

무조건 싼 것을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어떻게 고급지게 사람들이 사고 싶게 만들 것인가? 에 초점을 두라는 것이다. 내가 살고 싶은 집, 내가 살 집이 아니니 내 취향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들의 취향에 맞춰야 한다. 마치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 독자가 읽고 싶은 글을 써야 하는 것과 같다. 



자금 나는 독자들이 읽고 싶은 글을 쓰고 있을까? 인테리어를 공부 중이거나 고민 중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도 어쩌면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것처럼 예상 수요자들의 취향을 고민하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실용성을 일부 포기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욕실 플랩장 대신 슬라이드장을 넣은 것인데,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이 분명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배운 대로가 아닌 내가 원하는 대로 한 부분이 있다. 


그래도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나, 내가 수리한 집을 사실 분에게 도움이 되고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 



수리 전 매수 당시 모습 
현관문

오래되어 문틀까지 찌그러져 제대로 닫는 것조차 힘들었던 현관문.

초인종이 현관문 외시경 아래에 부착된 것이 신기했다.



현관 입구와 작은 방


매수하기 전 할아버지 한 분이 10년 동안 거주하셨다고 한다. 지금은 요양원에 들어가시면서 집주인이 집을 내놓으셨는데 전셋집이고 오래되긴 했지만 집 상태가 안 좋긴 했다. 

복도식인데 복도 쪽 작은 방엔 방범창도 없었고 새시도 되어 있지 않았다. 키 큰 신발장 대신 오래된 낮은 신발장도 어색했다. 



안방 입구와 안방

방 2개인 18명 아파트. 안방문은 미닫이 문이었고 걸레받이와 몰딩도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10년 된 보일러조절기만 교체하려 했는데 수리하면서 알게 되었지만 해당 보일러 업체가 문을 닫아 결국은 보일러 전체를 교체했다. 중고 보일러조절기도 팔던데 주인용으로 매도할 거라 그럴 순 없었다. 




화장실 & 싱크대 & 발코니 외부 새시


화장실은 일반형 양변기에 샤워기만 있었던 세면대, 오픈된 수납장이 있었고 주방은 돌출된 손잡이가 있는 싱크대와 벽수전이었다. 이 집에서 유일하게 건진 건 외부새시 단 하나였다.  



여러 악조건들이 보였지만 어중간하게 수리되어 비싼 집보다 배운 인테리어를 활용해 경험 삼아 전체 다 수리하기로 마음먹고 이 집을 매수했다.  



선금을 넣고 계약서 쓰기까지 일주일 동안 견적 뽑고 업체 선정하는데 집중했다. 수리 공정별로 원하는 사항들을 구글시트에 정리하여 부분별로 또는 전체적인 견적을, 숨고와 아파트 인근 주변 업체에 의뢰해 받았다. 낮에는 직장일을, 밤과 주말엔 견적을 비교하고 상담받았다. 원하는 비용 범위에서 믿을 만한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시간이었다. 전업주부였으면 직접 인테리어 사장역할을 도맡아 각 작업과정을 컨트롤했을 텐데 직장인이라 그러기엔 무리였다. 


수리 전 과정을 온전히 경험하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두 달 동안 인테리어 공부를 한 덕분에 원하는 사항을 먼저 요구하고 집 상태에 따라 조율해 가며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었다. 여러 업체와 상담하는 동안 옆에 있던 남편은 "난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라고 말하여 공부한 보람을 느꼈다. 나도 공부하지 않았다면 무슨 말인지 몰랐을 테니까. 남에게 맡기려고 해도 어느 정도 지식은 있어야 잘 맡길 수 있다. 




인테리어 이후 


추석 연휴가 있어서 입주청소까지 거의 한 달이 걸렸다. (작업일 18일) 


매수할 때 하고 싶었던 것들 중 공간이 좁고 천장이 콘크리트라 못하고 내려놓은 것들이 많다.


<공간이 좁아 포기한 것들>

- 2도어신발장 하단, 중간 띄움 시공과 신발장 간접조명 

- 수납장과 분리된 욕실거울 간접조명

- 욕실 포인트 우드타일 



<천장이 콘크리트라 포기한 것들> 

- 안방 조명실링팬(거실이 딱히 없어서 거실 같았던 안방) 

- 주방, 거실 겸 복도, 안방 매입등 

- 계단몰딩

- 비디오 폰 (덴조작업을 하지 않아서 전선이 노출된다는 이유) 

: 물론 천장이 콘크리트라고 무조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덴조(천장목공작업)를 하면 된다. 어느 지인은 전용 12평을 전체 덴조+아치작업하여 160만 원 추가. 비디오폰 설치하면서 콘크리트 벽을 까고 덴조작업으로 비디오연결선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인건비 약 25만 원 정도 추가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집은 2층이라 천장이 낮아 덴조를 하면 천장이 더 낮아질 것 같았고, 목표 수리비용이 이미 거의 다 들어간 상태라 그것까지 하면 예산초과가 되었다. 



<전달이 잘 못되어 못한 것> 

- 발코니 포인트등

: 발코니 주 조명에서 선을 빼달라고 미리 얘기하지 않아 스위치를 두 개로 분리하지 못했다. 포인트등 설치는 처음부터 얘기했지만, 욕실 스위치 3개 분리처럼 미리 말하진 못했다. 담엔 인테리어 계약할 때부터 발코니 주 조명+포인트등 스위치 분리해 달라고 해야겠다. 결국 포인트등은 구매했다가 택배비 물고 반품했다 ㅠ.ㅠ  





일부 포기하고 완성한 첫 인테리어 공개


현관문 & 방범창



시트지를 붙이거나 페인트칠이 아닌, 틀포함해서 현관문 전체를 교체하고 푸시풀도어록을 달았다. 그리고 포인트로 귀여운 호실번호판을 붙였고, 비디오폰은 못했지만 무선터치형 초인종을 달았다. 사진엔 없지만 현관문 안쪽엔 도어클로저와 말발굽도 달았다. 최종 점검 때 도어클로저가 문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고 쾅 닫혀서 말씀드렸더니 다시 손을 봐주셨다. 인테리어가 끝나도 점검 후 보수가 마무리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중간 점검과 최종 점검 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현관: 중문,신발장,거울


주말 낮에 들렀는데 현관센서등이 작동되지 않아 당황했다. 인테리어 사장님께 여쭈니 야간모드여서 어두워져야 센서가 작동된다고 했다. 그러면 낮에 집 보러 오시는 분들이 집을 어둡게 볼 것 같아 상시 센서등으로 바꿔달랬다. 다행히 센서등 옆쪽 스위치로 쉽게 바꿀 수 있었다. 



현관거울도 포인트로 비정형공룡알거울을 달려고 했는데 검색해 보니 벽지 위 부착은 불안한 감이 있어서 밋밋하지만 깔끔한 거울로 달았다. 디자인만 생각하면 공룡알거울을 달았어야 했는데... 네모나 동그라미 거울이 풍수지리학적으로도 좋다고 한다. 이 아파트 소형평수 주요 수요층이 노인이나 직장인 1인가구가 많다고 하니 어르신들에게 조금은 어필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중문은 투명유리보다 브론즈로 선택했다. 현관 정면이 벽면으로 가려져 있다면 투명도 괜찮은데 여긴 내부 생활이 훤히 보이는 위치라 조금이라도 불투명한 것이 좋은 것 같다. 브론즈가 좀 더 고급진 느낌도 있다.  





 

안방 입구 사각아치 - 작은방 - 안방


안방 입구도 고민 많았다. 부동산사장님은 다른 집과 마찬가지로 문을 달라고 했는데 똑같은 미닫이 문은 싫었다. 첨엔 폴딩도어로 할까 했다. 그러나 폴딩도어는 미닫이보단 개방감 있지만 자주 오가는 위치에 열고 닫기가 불편할 것 같았다. 그래서 아치형으로 정했다. 예쁜 굴곡의 아치를 생각했지만 양옆의 높낮이가 많이 낮아질 것 같아서 인테리어 사장님이 알려준 사각 아치형으로 하여 가구가 드나들기에 좀 더 수월하게 만들었다. 



작은방은 혹시나 급하게 나가느라 잠그지 못할까 봐 복도식인 만큼 안전을 위해, 방범창과 이중창 자동핸들(자동 잠김)을 달았다.


전체적으로 얇은 엣지LED등, 걸레받이와 몰딩을 하였다. 계단몰딩으로 슬림하게 하고 싶었지만 평평한 석고보드가 아닌 콘크리트 천장을 보완할 수 있는 갈매기몰딩을 선택했다. 평평하지 않은데 계단몰딩하면 자세히 봤을 때 몰딩이 울퉁불퉁 뜨기도 하고 깔끔하지 않다고 한다. 




싱크대 내림수전, 간접조명, 사각볼, 거위목, 가스쿡탑, 매립형 후드

기존 벽수전을 수전내림으로 바꿨고 전선도 오른쪽으로 하나 더 빼서 냉장고나 전자레인지 사용이 편리하게 했다. 히든 후드는 처음 했는데 깔끔한 것 같다. 부드럽게 닫히는 댐퍼경첩은 별도 말씀드리지 않았는데 인테리어 사장님이 서비스로 알아서 달아주셔서 감사했다. 집 내놓고 중간 확인차 주말에 들렀는데 집 보러 오신 분이 "싱크대 사각볼 좋은 거 넣었네"라고 말씀하셔서 좋았다. 배운 대로 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사각볼을 선호하는 줄 그때야 알았다. 




욕실 간접조명, 주 조명 매입등, 3개 분리 스위치, 내부 콘센트 추가 등


주방이나 방 매입등은 못했지만 주방, 욕실 간접조명으로 인테리어효과&실용성을 챙겼다. 작은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평범하지만 플랩장 대신 긴 거울슬라이드장을 넣었다. 내가 직접 사용할 건 아니지만 요즘 인기라는 플랩장은 아래위로 열고 닫기에 불편해 보였다. 그리고 기존에 환풍기와 전등 스위치가 하나로 같이 켜졌는데 간접조명, 주 조명, 환풍기 세 개의 선을 빼서 스위치를 분리했다. 비데나 드라이기 또는 칫솔 소독기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내부 콘센트도 추가해서 달았다. 수리 점검 때 콘센트 덮개가 없어서 교체 요청했다. 젠다이와 반다리세면대, 투피스치마형 변기도 편리하게 사용하시길. 




안방 3단 색변환 LED등
안방 3단 색변환 LED등, 발코니


매입등이나 커튼박스 넣지 못한 아쉬움을 3단 색변환 LED등으로 달랬다. 전구색, 주백색, 주광색 색 변환에 리모컨으로 밝기 조절도 가능하다. 


발코니와 바로 이어지는 안방창문이라 단창 아닌 이중창 새시로 교체했다. 여길 폴딩도어로 할까도 생각했는데 단열을 위해 이중창 새시로 넣었다. 


발코니 포인트등을 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사진 찍으며 보이는 바깥 산과 맑은 하늘로 마음을 달랬다. 






인테리어 업체를 정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한 두 차례 마음의 고비가 있었다. 업체 선정부터 수리 완료될 때까지 그리고 매도가 완료될 때까지 마음공부가 중요함을 더욱 느끼고 있다. 마음공부부터 먼저 하고 투자를 했기에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이 순간도 꽤 힘든 시간일지도 모른다. 


투자자로서 마음에 관한 건 다음 글에서 나눠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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