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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lora Nov 16. 2022

어릴적 상처는
범죄를정당화 할 수 있는가

영화 <23아이덴티티>를 보고 • • •

* 영화 제목: 23 아이덴티티



인간 범죄동기의 근원



   <23 아이덴티티>라는 영화는 어린시절 학대로 인해 해리성 장애를 가지게 된 인물이 주인공인 영화이다. 

그는 마지막 ‘비스트’라는 자아를 찾기 전까지는 총 23개의 자아를 가지고 있고, 비스트라는 자아로 인해 

그는 살인이라는 범죄까지 저지르게 된다.  범죄를 저지르기까지 그의 어린시절 학대라는 서사가 있다는 점이 나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주었고, 인간 범죄동기의 근원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이 영화를 선정하였다. 


  영화에서는 그의 23개의 자아 중 총 4개의 자아만 보여준다. 그 중 ‘데니스’라는 자아에서 상처받은 인간의

처참한 모습과 살기 위한 정신적 발버둥을 느꼈다. 그는 굉장히 강인하고 결벽증이 있을정도로 깔끔하고 냉철한 사람이었는데,  그런 데니스의 강인함은 케빈의 연약함과 대비되어 그것을 더욱 강조시키는 듯 했다.

실제로는 너무나도 연약하고 상처받은 케빈의 방어기제가 만들어낸 자아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비스트로 변한 그에게 케이시가 ‘케빈’이라고 부르자 다시 연약한 케빈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혼란스러웠다. 정확히 말하면 나의 태도가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자신이 조금 전에 플레처 박사를 죽였음에도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플레처 박사가 어디있냐고 묻는 그의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그를 이해하려고 했다. ‘ 케빈은 마음이 아픈 사람이니까.. 케빈은 원래 착한데.. ’ 나 조차도 케빈과 비스트라는 자아를 구분해서 생각한 것이다. 그 두 자아를 향만 혐오와 연민의 감정이 동시에 느껴졌다.


  하지만 결국엔 그 24개의 자아도 케빈이 만든 자아였다. 

비스트라는 자아를 만들기까지 어린시절의 학대가 가장 큰 동기를 제공한 것은 분명하지만, 

결국 비스트가 되기로 선택한 것은 케빈의 자유의지인 것이다. 

소외당하고 무시당한 사람 모두가 비스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나도 어린시절 가까운 이에게 큰 상처를 받은 적이 있어서 케빈이 더욱 안쓰럽고 이해되었다. 

하지만 비스트가 되진 않았다. 아니 사실 비스트가 되고 싶었던 마음을 부정하진 않지만, 그것이 옳지 않음을 알았다. 내가 받은 그 상처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줄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빈이 어린시절 학대를 당하지 않고 다정한 부모님 아래 자랐더라면 그는 달랐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우리는 과연 케빈만을 탓할 수 있을까? 

결국 한 명의 괴물이자 범죄자를 만들어내는 것은 개인의 연약한 자아일까 아니면 그의 어린시절 학대일까. 절대적 정답이 아닌 나의 개인적인 결론은, 결코 케빈의 자유의지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이 나쁜 짓 혹은 범죄를 저지르기까지 어린시절의 상처, 그리고 어린시절 학대 문제 등이 동기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결코 그의 어린시절 상처가 그의 범죄를 정당화 해줄 수 없다. 

그의 어린시절은 너무나도 가슴아프지만 비스트의 살인범죄는 도저히 동정할 수가 없었다. 


  이처럼 영화<23 아이덴티티>는 인간범죄에 어릴적 학대라는 서사를 부여함으로써 범죄동기의 근원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꼭 범죄나 학대와 같은 큰 문제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이 얼마나 연쇄적으로 처참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게 해봄으로써 타인을 함부로 대하는 것에 대한 약간의 경각심을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이 영화를 통해 인간범죄 동기의 근원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서,  되도록 남에게 상처주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개인 또한 상처를 건강하게 회복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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