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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리스 부인 Oct 07. 2022

나의 우리말 겨루기 참가기

우리말 겨루기에 나가고 싶다면

평소에 사자성어나 퀴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매주 꼭 챙겨보는 프로가 있다.

바로 KBS 1 TV에서 방영하는 '우리말 겨루기' 란 프로그램이다.

우리말 달인이라는 영예를 걸고 네 명의 출연자가 우리말 실력을 겨루는 이 프로는 전 연령층에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이다.


집에서 가족들과 시청하면서 문제를 풀어보는 시청자들 중에는 '나도 한 번 나가볼까?'라는 생각을 한 번 정도는 다 해봤을 것이다.


여기서는 내가 우리말 겨루기에 참가했던 경험을 같이 나눠보고자 한다. (출연 일자, 회차는 적지 않겠다.)

평소 퀴즈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지금까지 총 4번의 TV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횟수로만 보면 나름 경험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연 프로그램은 지금은  종영된 KBS 퀴즈대한민국과 1대 100(1인으로 출연했다), 그리고 아직도 성황리에 방영 중인 우리말 겨루기가 있다. 특히 우리말 겨루기는 번 출연했다.


그럼 이하에서 우리말 겨루기 출연을 위한 TIP(?)에 대해 서술해보겠다.(? 지극히 주관적이다.)



예심 정보

KBS 우리말 겨루기 홈페이지에 가면  예심 일자와 장소가 나와있다.

주로 서울(kbs)에서 열리지만 가끔씩  지역 예심도 있으니 일정에 맞춰 응시하면 된다.

필기시험을 보면 그 자리에서 필기시험 통과자를 알려준다.

필기 통과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보고 그중에서 최종합격자를 선정하여 우리말 겨루기 홈페이지에 공지한다.


필기시험

실제 방영하는 우리말 겨루기 문제와 유사하게 십자 풀이말  형식으로 출제한다.  참가 인원과 난이도에 따라 다르지만 30~50%만 맞춰도 필기는 통과할 수 있다.

필기 합격자는 최종 합격자의 5 배수에서 10 배수 정도가 된다.  대략  50 명 안팎의 사람이 면접을 보는 거 같다. (최종 합격자 수는 선발 필요 인원수에 따라 달라진다. 10~15명 안팎이다.


면접시험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분야이다. 프로그램 작가님들이 면접을 진행한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것이 면접도 성적순으로 뽑아 실력이 출중한 사람만 출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필기 성적은 참조를 할 수는 있지만, 일단 필기를 통과하면 동등한 자격으로 면접을 볼 수 있다.


면접관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스토리'이다.

내가 왜 우리말 겨루기에 나왔으며 나와서 어떻게 할 것이며 상금을 받으면 어디에 쓸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우리말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도 기계식으로 정답만 말하고 만다면 그런 사람은 담당 작가나 PD가 1순위로 탈락시킬 사람일 것이다.

(그러기에 예심장에 가보면 매번 필기는 통과하지만 면접을 통과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반면 필기는 아슬아슬하게 통과하였더라도 방송 분량을 이끌어나갈 출연 동기와 목적, 이야기가 있다면 면접을 통과할 확률이 높아진다.

나의 경우는 그때는 그리 흔치 않은 아이를 키우는 남자 육아휴직자라는 이야기. 평소 아름다운 우리말로 편지를 자주 쓰는 취미 등이 프로그램의 의도와 잘 맞았던 것 같다.

면접시험에서 왜 출연했냐는 질문에 아무 대답도 못하거나 그냥 한 번 응시했다는 사람은 100% 떨어진다.

면접관들의 기본 질문은 '출연 동기', '본인만의 장기나 특기', '상금의 용도'이다.

이런 질문이 나왔을 때 자기만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상금의 용도도 '그냥 저축하려고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부모님 생신에 온 가족이 여행을 가기 위해 저축하겠다.'라는 대답이 더 좋을 것이다.

또, 사전에 준비한 이야기, 춤이나 노래 같은 자기만의 장기를 준비한 사람이 면접관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면접 결과는 '우리말 겨루기' 홈페이지에 공고된다.


공부방법

집에서 혼자 TV를 보며 잘 맞추는 사람들도 필기시험이나 직접 출연해서 문제를 풀 때는 자기 실력의 50%도 더 발휘하지 못한다. 집에서 혼자 풀 때와 달리, 긴장된 상황도 있겠지만 나를 제외한 다른 3명의 경쟁자가 있기 때문에 문제를 풀 확률이 1/4로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1. 다시 보기

- 가장 근접한 문제는 기출문제이다. KBS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다시 보기를 통해 지난 회차의 방송을 보면 출제 문제의 성향뿐만 아니라 출연했을 때의 상황을 미리 겪어볼 수 있다.  나온지는 좀 되었지만 우리말 겨루기 기출문제집 책도 있다. 또 인터넷을 뒤져보면 지난 문제를 정리해 놓은 것도 찾아볼 수 있으니 참고할 수 있다.


2. 사전, 책

- 사실 모든 답은 국어사전 안에 다 있다. 문제는 그 방대한 사전을 다 볼 수 있는 시간이고 다 봤다한들 사람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내 경우에는 1천 페이지 짜리 국어사전을 절반 정도 봤던 것 같다.

출제문제는 국어사전의 첫 번째 의미보다 두 번째나 세 번째 의미가 출제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길이라는 단어가 있으면 자동차나 사람이 다니는 길이라는 의미보다 곤란한 상황에 닥쳤을 때 어떠한 방법이나 방안으로서의 해결책인 길이라는 의미가 더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절대  어렵거나 처음 보는 단어가 출제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지만 생각 못했던 단어의 의미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TV를 시청하는 사람들도 정답을 들으면 제일 많이 하는 소리가

 '아! 맞다. 그렇지 ' 이다. 다 알지만 생각 못했던 단어의 의미가  많이 출제된다.

사전을 보려면 가장 얇고 쉬운 사전을 골라 여러 번 보는 게 좋다.(중고등학생용 사전을 추천한다.)


책 중에서는 사자성어나  속담을 정리해 놓은 책이 있다면 한번 정독하고 가면 꽤 도움이 된다.


출연하기

우리말 겨루기 출연자를 보면  공통적인 규칙이 있다.

한 단어로 표현하면 '남녀노소'이다

출연자들은 항상 남성 2명, 여성 2명으로 구성된다.

또 남성은 젊은 사람 1명, 나이 든 사람 1명, 여성도 젊은 사람 1명, 나이 든 사람 1명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출연자 구성시 필기성적도 고려되는 것 같다.

너무 압도적으로 성적이 좋은 사람과 아슬아슬하게 필기를 통과한 사람을 같이 붙이면 방송 진행이 일방적으로 되기 때문에  비슷한  실력의 사람들로 구성되는 것 같다.


최종  선발은 되었지만 사람에 따라  바로  출연하는 경우도 있고 6개월이 넘어 출연 연락이 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같은 날 예심을 통과했어도 출연 대기자가 젊은 남자가  많다면  젊은 남자는 몇 달이고 기다릴 수 있고 나이 든  사람은 몇 주 뒤 바로 출연하기도  한다.


출연할 때가 되면 프로그램 작가님이 전화를 하고 출연에 따른 인적사항을 적을 양식을 메일로 보내준다.

양식의 내용은 최대한 자세히 풍부하게 적는 게 좋다. 그 내용을 가지고 작가님과 전화를 하면서 방송에 나올 내용을 정리한다. 방송에 나와서 문제 푸는 것 말고도 신변잡기적 멘트도 3  4번을 하는데 그 멘트의 기본이 되는 것이 이 내용이다.

멘트는 진행자가 내용을 미리 보고 출연자들에게 질문하는 형식으로 한다. 순서는 처음에는 골고루 하지만 문제 푸는 거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최후까지 남는 사람이  좀 많은 발언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꼴찌 한 사람에게도 소외되지 않게 신경을 써준다.


출연하는 날은 방송국에서 간단한 메이크업도 해준다.

방송국 구경도 하고, 대기실에서 같이 출연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도 많이  할 수 있다.

녹화시간은 2~3 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 같다.

나는 처음 출연했을 때는 2등, 두번째 출연했을 때는 3등을 했다. 순위와는 상관없이 참 즐거운 경험이었던 것 같다.


퀴즈 프로그램이 많이 없어져서 일반인이 출연할 수 있는 프로가 우리말 겨루기가 유일한 것이다.

마음속으로 고민만  하지 말고 잘 준비해서 출연해 본다면 인생에 있어 참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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