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동갑내기 친구지만 우리가 먼저 결혼하여 도련님이라 호칭하는 사이
Ep1. 베트남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오른 남편과, 베트남에서 오토바이 일주를 함께하기로 한 남편의 동갑내기 친구이지만 우리가 먼저 결혼해 내가 도련님이라 부르는 남편의 친구에게
도련님,
이번에 남편과 오토바이 일주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행 동안 몇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어 조심스레 말씀드립니다.
남편은 아침에 유제품을 드시면 배앓이를 하는 편이라
아침 식사에서는 가능하시면 조금만 챙겨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또 남편은 아침 화장실에 들어가면
대부분 한 시간이 걸립니다.
혹시 도련님께서 먼저 급하신 상황이 생기면
기다리지 마시고 근처 다른 곳을 이용하시는 편이
서로 훨씬 편하실 거예요.
음식은 가리는 것 없이 잘 드시지만
양이 많지 않아 1.5인분 이상은 거의 드시지 못합니다.
그래도 배가 불러도 아이스크림과 과자 같은 달달한 간식은
또 따로 잘 챙겨 먹더라고요
햇빛에 피부가 빨리 붉어지는 타입이라
오토바이 이동 중에는 썬크림을 자주 바를 수 있도록
한 번씩만 말씀해 주시면 좋겠고,
탄산음료도 즐겨 먹는데, 먹은 뒤에는 항상 트름을 합니다.
제가 그 버릇을 아직 고치지 못해 송구하며
그럴 때는 잠시만 피해 주시구요
그리고
면허를 딴 지 아직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아
오토바이를 많이 무서워합니다.
이번 일정이 오토바이 일주여서 더 긴장할 수 있으니
무리하거나 위험한 상황이 없도록
옆에서 한 번만 더 살펴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남편은 영어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해
말할 때 갑자기 억양이 바뀔 때가 있습니다.
많이 어색하게 느껴지셔도 잠시만 참아주세요.
남편은 그 순간을 나름 즐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코를 꽤 심하게 고는 편이라
도련님께서 먼저 주무시는 것이 훨씬 편하실 겁니다.
도련님께 이렇게 부탁드릴 수 있어 마음이 든든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p2. 베트남에 도착해 첫날을 보내고, 오토바이 일주 중 하루의 여정을 마친 남편의 동갑내기 친구이지만 우리가 먼저 결혼해 내가 도련님이라 부르는 남편의 친구에게
도련님, 또 접니다
이틀째 여행 중에 생각해 보니 놓친 것이 있어 몇 자만 더 적습니다.
남편은 즉흥 일정이 들어가면 불안해하니
하루의 큰 흐름정도 미리 알려주시면 남편은 그 계획을 지키려고 성실하게 움직입니다.
(제가 그 점을 알면서도 아직까지 잘 고치지 못해, 남편을 자주 당황하게 합니다)
계획만 알려주시면 남편은 안정을 느낍니다
그리고 도련님께서 베트남에서 하고 싶은 일이 많으시겠지만
남편은 체력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금방 피곤해하지만,
한 번 목표를 세우면 끝까지 해내는
묘한 지구력은 확실합니다.
(한라산을 스니커즈 신고 오른 남편)
적절히 페이스만 잡아주시면 잘 따라갈 겁니다.
마지막으로 작은 특징이 있습니다.
무엇을 ”해보자!“ 하면 처음엔 짜증 비슷한 반응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싫다’가 아니라 오히려 ”좋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해하지는 않으시길
도련님께 이렇게 부탁드릴 수 있어 마음이 든든합니다.
더는 제가 놓친 것이 없기를 바라며 적습니다.
P.S.여보, 여보를 대신해서 도련님이 여행 준비 하느라 많이 고단 했을 겁니다. 계획에 잘 따라 주시고 수고한 도련님 말씀 잘 들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