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념론

생각과 기억

by 마리폴네르

첫 번째. 생각한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판단한다.

두 번째. 어떤 일을 겪고, 어떻게 했는지를 기억한다.

세 번째. 무슨 일을 하면서, 판단을 기억하고, 그리고 생각한다.

네 번째. 기억이 잘못했던 판단을 불러오고, 다시 생각이 덮어썼던 기억과 함께 새로운 판단을 준비한다.

다섯째. 기억과 판단의 반복 속에서 판단은 늘 기억에 우세해야 하지만, 판단의 바른 길은 기억이 안내한다.

여섯째.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생각이 진행한다, 실행이 행동 또는 무의식의 행동이 될지라도 단련되고 습관화된 생각으로 진행한다.

어느 순간 그냥 생각만으로 긴 시간을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기억을 잊고 왔다

분명 생각과 기억은 다른데....

어떻게 이를 같이 할 수 있을까 고민이다


관념론의 예시를 들어본다

첫 번째, 바다를 생각한다 그리고 휴가 갈 생각을 한다

두 번째, 지난번 바닷가를 갔을 때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을 기억한다

세 번째, 바닷가에서 잘못결정한 판단을 기억하고 이번엔 수정할 생각을 한다

네 번째, 잘못 내린 판단의 과정을 기억해 새로운 판단을 준비한다

다섯째, 새로운 판단의 근거가 되는 기억들로 가득 차지만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은 좋았던 기억, 잘했던 기억이 아니라 잘 될 것이라는 판단이 내린다

여섯째, 휴가로 바닷가를 갈 생각에 흥분된다 기억과 경험 그리고 계획 속 판단 모든 게 생각으로 정리되어 다가올 행복할 시간에 빠진다


여행이 흥분되는 건 어딘가를 갈 생각이 아니라, 비슷한 과거의 경험과 판단의 기억에 벗어나 다르게 더 낫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념화된 생각 때문이다 실제 현실은 여전히 전과 비슷한 실행의 결과를 갖고 올 수 있지만 그러한 관념적 사고진행으로 악순환되더라도 이러한 과정은 반복된다


늘 더운데 올여름은 왜 이렇게 덥냐고 하면서

늘 추운데 이번겨울은 왜 이리 춥냐고 하면서

밤은 깊어지고 아침은 밝아지지만

우리는 늘 새롭게 매일을 살 수 있는 이유는

그렇게 관념 속에 살기 때문이다


세상에 산다는 건 우주 속 지구 안 대한민국에 사는 것이지만

그렇게 생각으로 진행되는 관념에 사는 것이다

그래서 늙거나 어리거나 장애가 있거나 문화가 달라도

우리가 서로 통할 수 있는 건 다 이 관념 속에 살기 때문이다


당신과 나의 생각의 여섯 번째 파도가 만나는 곳

우리는 그걸 공감이라 부르고 때론 서로 눈을 마주쳤을 때 깜짝 놀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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