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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Jun 16. 2024

진짜 이상형 만나는 방법

진짜 이상형을 만나기 전에 진짜 나를 알아야 된다.

클릭해 주셔서 감사하다. 이상형 만나는 방법이 궁금해서 클릭했을 것 같은데, 당신의 귀한 시간을 아껴주기 위해 결론부터 얘기하면 진짜 이상형 만나는 방법 같은 건 없다. 그런 방법이 있었다면 다 이상형 만나서 잘 살아가고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글을 읽고 나면 진짜 이상형 만나는 방법보다 더 가치 있는 걸 깨닫게 되리라 감히 단언해본다.


10여 년간 인지행동 심리치료와 정신분석을 공부하시고, 부부들을 상담해오신 한 박사님의 한 학기 분량의 강의를 2시간으로 엑기스만 요약한 내용이다. 아무래도 박사학 과정에 있는 내용이다 보니까 조금 어려울 수 있는데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해보겠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난 이 내용을 알게 된 후 아내와 자주 다투던 근본 원인을 발견할 수 있었고, 더 이상 같은 문제로 자주 다투지 않게 되었다.




글을 읽기 전에 아래 질문에 아주 간단하게라도 답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 깊이 고민하지 말고 생각나는 대로 답을 해도 좋다.   

   

1. 나의 이상형은 어떤 사람이었나?

2. 내가 편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3. 나는 배우자를 선택할 때 어떤 점이 가장 결정적이었나?


답을 하였는가? 본인이 적은 답을 꼭 나중에 이 글을 다 읽고 다시 확인해보길 바란다. 다른 시야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당신은 배우자를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는가? 외모가 출중한 사람? 돈 많은 사람?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 배우자 선택에는 4가지 원리가 있다고 한다. 용어가 조금 어려워 보일 수도 있는데, 설명을 보면 우리 모두가 다 아는 그런 내용이니 겁먹지 말고 편히 봤으면 좋겠다.


1) 종의 생존

- 남성 : 젊음과 건강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여성

- 여성 : 강한 힘과 능력을 가진 남성     


2) 교환이론

- 비슷한 수준의 사람

- 외모, 재정, 사회적 지위 등     


3) Persona 이론

- 자아 보상, 자존감 형성

- 타인의 시선 중요     


4) IMAGO 이론

- 자신과 닮은 내적 이미지(부정/긍정)

- 비슷한 상처에 다른 대처, 없는(상실) 부분에 끌림   




종의 생존, 교환이론, Persona 이론의 내용들은 많이 익숙하지 않은가? 바로, 결혼정보회사에서 나의 결혼 상대의 기준으로 외모, 재정, 사회적 지위 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사회가 이런 것들을 결혼할 때 중요하게 본다는 방증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배우자를 지인들한테 소개할 때면 굉장히 자주 듣는 말이 있는데, 바로, "그 사람 어떤 일하는 사람이야?"라는 말이다. 말로는 전부 다 설명할 수 없는 나의 사랑스런 배우자의 장점을 직업에 한정 지어서 소개할 수 밖에 없는 게 굉장히 개탄스럽기만 한데, 그도 그럴 것이 직업으로 내 배우자가 원치도 않는 '평가'를 당하는 것만 같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IMAGO 이론이란 무엇일까? IMAGO(이마고)란 '이미지'의 라틴어로써 심상을 의미한다. 다른 말로 하면 마음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의식 및 무의식적 표상을 뜻한다. 초기 양육자(부모)의 이미지가 나의 성격/다른 사람을 보는 평가(투사)로 작용하는 것인데, 이것이 이성을 선택하는 데에 굉장한 영향을 준다고 한다.


이성 선택은 '의식적'으로 하기도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하기도 한다. 응? 사랑하는 사람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미친 소리인가 싶겠지만, 다음 설명을 들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이상형이 편안한 사람이라고 해보자. 편안함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처음 본 사람한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가? 아니다. 노래 가사에도 나오는 것처럼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봐야 편안해질 수 있는 것이다. 즉, 편안함이란 익숙함의 동의어라고도 볼 수 있는 셈이다.




그래서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함께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고 싶어하고, 그 편안함(익숙함)의 근거를 내가 경험한 부모님의 모습으로 여긴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말이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아버지 닮은 남자가 이상형'이라고 했다고 해보자. 2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1) 부정적 아버지의 모습이 싫어서 아버지와 정반대의 모습인 남자를 이상형으로 택한 여자

: 알코올 중독 아버지 -> 술 마시는 남자를 극혐 하게 됨 -> 모범생 회사원 남편 -> 답답하고 지루함


2) 부정적 아버지의 모습이 싫지만 그게 편안해서 비슷한 남자를 이상형으로 택한 여자

: 알코올 중독 아버지 -> (싫었지만) 익숙하고 편안함 -> 호탕한 음주가 남편 -> 술로 인한 고통의 결혼생활 재현




IMAGO 선택의 욕구 추구의 변화에 따르면 연애와 결혼의 차이는 굉장히 명확하게 나타난다.


[연애]

- 상대의 필요를 잘 알아차리고 채워주려 함

- 상대의 상처를 치료해 주려는 무의식적 동기, 구원자의 심리

-> 낭만적 사랑 : 돕는 배필


[결혼]

- 자신의 필요를 채우려 요구하게 됨

- 자신의 상처를 치료해주는 대상을 선택 (자기중심성)

-> 결핍충족의 욕구 : 바라는 배필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부부는 무의식의 흐름을 공유하기 때문에 타인이 아닌 자신으로 인식하여 자기를 대하는 방식으로 배우자를 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부관계가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의식적인 관계가 아니라 의식적인 부부관계를 추구해야만 한다. 


나를 잘 돌보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배우자도 잘 돌보고 사랑할 수 있게 되며, 나를 잘 돌보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안타깝게도 배우자도 잘 못 돌보고 사랑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의식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어렸을 적에 이런 질문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바로 '가족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이란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해보는 것이다. 이것이 나와 배우자의 무의식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가족의 이미지가 부정적이라면 무의식이 부정적이라는 의미이고, 반대로 긍정적이라면 무의식이 긍정적이라는 의미이다. 긍정적이라면 다행이지만, 만약 부정적이라면 그 무의식을 의도적으로 긍정적으로 변화 시킬 필요가 있다.


여기서부터는 IMAGO 부부 치료로 가게 된다.


한 부부의 사례를 보도록 하자.


[남편]

- 어머니 이미지 : 자녀에게 충실함, 무조건적인 지지, 관계중심적, 아플 때 사랑(관심)이 많음, 사소한 기념일을 잘챙김, 가정이 최우선임, 이타적임, 나보다 남을 더 잘 챙김, 아이들을 좋아함

- 아내 이미지 : 무조건적인 지지, 자기 표현을 잘함, 관계중심적, 생활력이 있음, 이타적임, 사소한 기념일을 잘챙김, 가정이 최우선임, 요리를 잘함, 아이들을 좋아함, 대화하는 걸 좋아함


볼드 처리 되어 있는 것이 아내와 어머니의 공통적인 부분이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이런 모습들이 익숙(편안)했던 남편은 아내의 이런 모습이 남편의 무의식을 자극해 배우자로 선택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경우에도 좋기만 한 건 아니다. 힘든 심리(불만)도 있는데, 소름 끼치게도 어머니에게 느꼈던 힘든 심리가 아내에게도 그대로 적용되었다고 한다. 이 남편의 경우에는 '내가 하는 일을 인정하지 않음', '나보다 남을 더 챙길 때', '내가 하는 일에 관심이 없을 때' 어머니에게 불만을 느꼈는데, 아내와 다툼이 있었을 때를 생각해보니 화가 난 포인트가 100% 이 경우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불만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이를 '결핍 채우기'라고 하는데, 이는 '의식적 노력'을 통해서 극복 가능하다고 한다. 


예를 들면,

1) 내가 하는 일을 인정하지 않음 -> 무조건적인 지지와 격려 응원을 해준다.

2) 나보다 남을 더 챙김 -> 언제나 내 편이 되어준다.

3) 내가 하는 일에 관심이 없음 -> 내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갖되, 긍정적인 방향으로 대화한다.


불만을 느끼는 각각의 부분들을 결핍 채우기라는 개별적이고도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본인이 어떠한 부분에서 불만을 느끼는지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 불만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 의식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내의 사례를 보도록 하자.


[아내]

- 아버지 이미지 :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함, 워커홀릭, 말이 없음, 마른 체형, 외로움 자주 느낌, 감정적인 면이 있음, 가족 중심적임

- 남편 이미지 :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함, 감정적인 면이 있음, 마른 체형, 감수성이 풍부함, 워커홀릭, 관계중심적, 성공에 대한 집착이 있음, 말이 없음


남편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볼드 처리 되어 있는 것이 남편과 아버지의 공통적인 부분이다. 아내도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이런 모습들이 익숙(편안)해서 돌이켜보니 남편의 이런 모습이 자기의 무의식을 자극해 배우자로 선택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아내의 힘든 심리는 무엇이고 어떤 의식적인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1) 일하느라 가정에 소홀함 -> 가정을 최우선수위로 두고 함께하는 시간 보내기

2)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을 때 -> 경청하고, 공감하며, 질문하기

3) 말이 없으면 관심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외로움 -> 내 이야기 많이 하고, 내 생각 나누기


아내의 경우도 불만을 느끼는 부분들을 결핍 채우기라는 개별적이고도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의식적인 노력은 모호하고 추상적인 것보다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하며 수치화 할 수 있는 것이면 더 좋다.




실제로 이렇게 남편과 아내가 각각 가정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무의식적인 이미지와 힘든 심리(불만)를 파악하고 나니까 서로가 건강한 부부 관계를 위해 '의식적인 노력'을 해야겠다는 깨달음이 있었다고 했다.


IMAGO 부부 치료의 실제는 다음으로 요약될 수 있다.

1. 인간은 평생 자기 결핍(상처)을 채우려는 욕구로 살아간다. 

2. 바라는 배필(무의식) -> 돕는 배필로의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3. 나는 무엇을 바라는지 결핍을 알아야 한다.

4. 바라는 '사랑의 언어'를 채워주고 채움 받아야 한다. (배우자를 사랑하기 전에 내가 먼저 채워져야 한다.)

cf. 게리 채프먼의 사랑의 언어를 꼭 부부가 함께 해볼 것을 추천한다. 이것만 알아도 서로가 원함을 알 수 있다.


행복한 결혼생활의 열쇠는 의식적인 사고로 서로의 결핍을 알고 채워주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진짜 나를 알고 나의 모습을 회복해야 나의 배우자를 진정으로 사랑하며 축복의 가정을 이룰 수 있게 된다.


끝으로, 글을 마무리 하기 전에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1. 나의 이상형은 어떤 사람이었나?

2. 내가 편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3. 나는 배우자를 선택할 때 어떤 점이 가장 결정적이었나?


대답을 하면서 나의 부모님의 모습을 한 번 생각해보고, 미래의 자녀가 부모인 나의 이미지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깊이 고민하고 생각하며 답을 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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