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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도로 Jul 09. 2020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

전세집을 고쳐서 이사하다. 

이사를 가게 되었다. 그런데 고민이 생겼다. 세를 얻어 들어가는 집이지만 손을 대야했다. 이전 세입자가 오래 살면서 아들 딸 시집 장가 보낼때 까지 이것저것 개조를 해서 쓴 상태이기 때문에 어린아이 둘이 있는 우리집 생활방식과 집의 형태는 전혀 맞지 않았다.  "아 문만 좀 교체하면 되겠네. 방충망을 교체하면 되겠네. 부엌은 그냥 써야 하나" 각 부분별로 내가 고쳐야 겠다고 생각한 걸 각기 견적을 알아보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일정도 꼬박 밤을 지새며 업체를 찾아보다가 뭔가 따뜻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을 하는 업체를 찾았다. 심지어 후기가 양심적으로 한다 라는 평도 써 있었다. 



사실 나의 형편은 턴키 라고 부르는 인테리어 업체를 쓸 형편은 못 되었다. 하지만 집을 적당히 수리하는 일은 도저히 내 머리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우선 견적이라도 받아보고 전체적 그림을 그린 다음 견적 의뢰에 대한 비용만 지불하고 발품을 팔아 저렴하게 알아보지 싶은 마음에 고민했던 업체에 연락을 했다. 

이사 갈 집에서 미팅이 이루어졌다. 팀장님께 주저주저하며 하며 말씀드렸다. 


"저, 여기 전세라서 최소한의 것만 좀 손을 대고 싶은데요" 


"아 전세 주시려구요?" 


"하하하. 그러면 얼마나 좋겠어요.ㅠㅠ 제가 세입자에요" 


"아하하하;;; 네"



약간은 어색한 대화후,  팀장님이 여기저기 둘러보며 고쳐야 할 곳이 어딘지를 확인을 했다. 그런데 정말 놀랐던 건. 내가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활용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왔고 내가 고치지 않고 활용가능하겠다 라고 생각 했던 건 꼭 고쳐야 한다고 판단이 나왔다. 그 때 깨달았다. 아 이래서 전문가가 필요하구나. 내가 내 판단대로 했다면 아마도 돈도 돈대로 들고 불편하게 있다가 고생은 고생대로 더 했으리라.  나름대로 알아본다고 알아보며 했는데. 이래서 사람은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에게 배워야 하는 구나. 



 



견적서를 하나하나 따져봤다. 내용자체는 내가 생각한 예산과 거의 맞았다. 더 붙인 것도 없고 정말 최소한으로 합리적으로 가격을 측정했다. 인건비와 합리적인 세금 부가세만이 내 예산을 넘겼다.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가 팀장님께 집수리를 맡기기로 결정을 했다. 이유는 내가 발품을 파는 시간과 노력을 돈으로 환산하면 인건비와 부가세정도 나오지 않을까. 그런 나에게 보상을 주고 싶었다. 돈을 내고 내가 내 시간을 사용하는거야!! 그리고 약간 무리가 되더라도 내가 정말 원하는 걸 결정을 해 보는게 삶을 살 때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결과. 가장 맘에드는 부엌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찜 했을 때 보다 더 저렴하게 구입한 거실 조명도 가지게 되었다. 내가 무엇을 하려고 하다기 보다는 비용을 당연하게 여기고 나보다 나은 전문가에게 맡긴 결과 약간의 비용차이로 전혀 다른 훌륭한 공간이 나왔고, 진심으로 쉴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 진 것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무조건 나보다 나은 사람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1인 방송의 시대. 셀프의 시대. 나도 준 전문가처럼 할 수 있는 요즘과 같은 시대가 가진 장점도 있다. 내가 직접 해본다는 것이 의미가 있고 다양한 시도가 열려 있는 가능성을 말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영역에서는 가능성과 시도가 줄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기 나름이다. 그게 바로 전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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