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크
부산 영도 선박을 수리하는 회사 바로 옆, 층마다 서로 엇갈리게 쌓인 건물은 사면이 유리로 된 외벽을 통해 주변의 풍경을 흡수하고 무엇보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에 맞닿아 있어 땅 위에 머무르는 방주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부산 영도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피아크 P.ARK(Platform of Ark for Creators)는 두 가지 의미를 담는다. 첫 번째로 플랫폼의 첫 글자 'P'와 노아의 방주를 뜻하는 단어 '아크(Ark)'. 즉, 창작자들이 모여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일종의 '방주'의 의미를 뜻한다. 다른 하나는 알파벳 그대로 '파크(Park)'라는 의미에서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편안한 공원을 의미한다.
2021년 5월 오픈한 복합문화공간은 F&B를 비롯해 문화와 예술, 전시, 액티비티 등 시대가 주목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기반으로 로컬 크리에이터와 브랜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중 '피아크 카페 앤 베이커리'는 4, 5층에 위치한 건물 내 가장 핵심 프로그램 공간이다. 약 600평 정도의 실내 수평 면적과 바다를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는 외부 데크 공간과 연계된 핵심 공간이다.
배의 형상을 닮은 외관과 마찬가지로 내부 역시 공간 특성을 가지고 있다. 건물 중심에 위치한 카페는 4층에서 5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중심으로 바다와 데크 공간을 조망할 수 있어 주변의 부산항, 영도의 도심, 오륙도 등 도시, 산업, 자연경관이 혼재된 밀도 높은 경관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서 내려 마주하는 풍경은 감탄을 연발한다. 유리 파사드를 통해 외부의 풍경은 실내에서 파노라마 뷰로 연장되어 실내에서도 풍경이 풍부하게 보존된다. 그 앞으로 커피 바 테이블에서 바쁘게 커피를 제조하는 직원의 움직임은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기존 건물이 만들어 놓은 구조체, 계단, 기둥 등을 형태를 변형시켜 활용해 넓은 면적의 실내 공간을 구분 짓는 벽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비슷한 형태의 가구와 오브젝트들로 조닝이 가능할 수 있게 공간을 느슨하게 형성했고 덕분에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은 벽에 가리지 않고 연속적으로 머무르게 된다.
피아크 건물은 대부분이 철, 쇠 등 선박 산업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인테리어가 다소 차갑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카페에 앉아 있으면 그런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구름의 형상을 닮은 조명, 물방울 같은 모양의 스툴 가구와 태종대의 암석을 상징하는 돌의 재질, 색을 닮은 다양한 요소들이 구역별로 곳곳에 다르게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밖으로 내려와 2층의 야외 데크로 나가면 거대한 공원을 연상시킨다. '컬러 라운지'로 불리는 이름 붙은 다목적 홀은 시원한 바닷바람과 짠 냄새가 강하게 느껴질 정도로 바다와 주변 자연경관을 가장 가까이 닿는 공간이다. 인조 잔디가 깔리 넓은 부지 위에서 시시각각 바뀌는 기획 전시나 마켓, 행사 등이 열려 다양한 크리에이터들과 콘텐츠를 운영한다.
- 영업시간
매일 10:00 - 23:00
- 내부 주차장 이용
글, 사진 | yoonzak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