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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이 Jun 11. 2020

능글장꾸의 매력

월간덕질보고서_Vol.01

    미친 듯이 빠져드는 캐릭터들이 종종 있다. 그 배우가 좋은 것인지 드라마 속 캐릭터가 좋은 건지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장꾸 캐릭터를 연기하는 끼쟁이 배우’에게 사랑에 빠지는 건 분명하다.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배우가 있다면, 바로 배우 ‘조정석’님과 배우 ‘주지훈’님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드라마 파스타 속의 배우 ‘이선균’님이 연기한 ‘최현욱 셰프’ 역시 진중해 보이지만 한 능글했던 것 같다. Anyway, 능글맞은 장난꾸러기의 매력에 함께 딥다이빙 해보시렵니까? (존칭을 쓰면 어색하고, 존칭을 안 쓰자니 반말하는 것 같아 난감하지만, 지금부터는 예의 있는 반모를 취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 탐구 대상 ‘조 정 석’. 그에게 본격적으로 빠지게 된 건 드라마 <질투의 화신> 때부터이다. 미워할 수 없는 선배 앵커 ‘이화신’. 분명 어장관리를 하고 있는데? 챙겨준다. 젠틀하고 댄디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특유의 눈 굴림과 감칠맛 나는 떼쟁이 연기, 갑자기 진지하고 일잘 모습에 심쿵하는 건 다반사. 발음도 어찌나 좋은지 그 어려운 앵커 역할을 맡으면서도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다. 물론 그만큼 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KBS 드라마 <질투의 화신> 중.


    사실 그는 연기만 잘하는 게 아니라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 부른다. <질투의 화신>에서도 본인 결혼식에서 한 편의 뮤지컬을 보여준다. 아 어찌 빠지지 않을 수 있으리오. 이 모습은 얼마 전 방영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다. 이제는 아예 대놓고 밴드를 하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른다. 심지어 멜론 차트에서도 그가 부른 ‘아로하’를 들을 수 있다. 내 노래방 18번을 또 어찌 알고 불러주신 건지. 그저 감사할 뿐이다. 

    덕질 첫 단추가 평화로웠던 건 아니었다.  <질투의 화신>에서 급 팬이 되어, 덕질을 시작하고 보니 당시에 그가 나온 작품 중 재미있게 볼만한 콘텐츠는 어느 정도 다 봐버린 것이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더 킹 투하츠> ,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관상> 등등. 재탕? 안될 것은 없지, <오 나의 귀신님>을 한 번 더 봤다. 생각해보니 <오 나의 귀신님>, <질투의 화신>, <슬기로운 의사생활> 세 드라마에서 그는 잘난 자신의 모습을 잘 알고 있는 역할을 맡았다. 그렇다고 막 재수 없다기엔 찌질한 모습까지 겸비한 그의 인간적인 모습은, 배우 조정석 자체를 궁금하게 만들어준다. 덕질 시기가 맞지 않아, ‘뽀드윅’을 보지 못한 건 인생의 아쉬움 중 하나이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중.


    조정석, 그가 연기한 캐릭터를 보면, 당차고 자신감 있고 뭐든 잘한다. 아주 이성적이고 논리적이기보다는, 논리보다는 감정에 충실하고 의리와 신뢰를 중요시 여긴다. 나는 어쩌면 이런 모습을 동경하고, 이런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닐까? 나는 나를 사랑하고, 나를 아낀다. 또 사람을 좋아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신뢰와 의리가 중요하다. 일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관계 속에서 어려운 경우, 내가 선택하는 방법은 존중과 능글맞음이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베이스로, 둥글게 처리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능글맞게 대처하곤 한다. 물론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는 타입이다, TMI. 드라마 속 좋아하는 캐릭터나 배우를 이렇게 깊게 들여 보다 보면, 나의 모습나 선호 취향을 발견할 수 있다. 정면돌파 타입이라는 이 TMI 마저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성격과 비슷하다. 지금 덕질 보고서를 쓰면서도 나는 나를 발견했다. 당차고 멋진 편안한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게 분명하다.


    월간 덕질 보고서는 지금처럼 덕질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척 하지만, 그 속에서 발견하는 나의 모습 혹은 사회를 살아가며 중요시 여기는 가치와 철학에 대해 논하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 같다. 능글맞고 뭐든 잘하는 캐릭터를 좋아는 당신도, 나와 비슷한 사람을 동경하고 있을 수도 있다. 당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의 특징에서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함께 발견해보자. (능글 장꾸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 편은, 배우‘주지훈’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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