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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숭아 Jan 03. 2022

코로나 능동 감시 기간이 끝났다.

2020년 잘 지냈다. 생각보다 집안일이 많아 바쁜 백수였지만 다시 사회복지사로 돌아왔다. 지역사회에서 다양하고 복합적인 문제를 지닌 가족들과 개인을 대상으로 사회복지 서비스를 진행하는 업무다.    

  

2020년 10월까지 코로나는 먼 이야기였다. PCR 검사를 복지현장에 있는 동료들이 몇 번에 걸쳐 받는 동안 자의적으로 단 한 번도 받아본 적 없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는 성향과 사람 많은 장소와 시간대를 피해 다니다 보니 생각보다 코로나는 먼일이었다.


그리고 일을 시작해도 해왔던 대로 하면 나만은 안전하지 않을까 안일한 생각을 했다.      

그러나 착각이었다. 입사 두달 동안 급작스럽게 업무를 중단하고 PCR 검사를 무려 네 번이나 받았다.


시작은 행정복지센터 통합사례회의 참석이었다. 행정복지센터 건물 2층 복지도우미의 확진으로 동선이 겹친 사람들이 대상이었다. 두 번째는 복지관 건물에 입주해 있는 기관 직원의 확진으로 식당 및 화장실을 함께 사용하여 동선이 겹친 사람들이 대상이었다. 세 번째는 통합사무실을 함께 사용하는 직원의 여자 친구가 확진이었다. 네 번째는 직원의 확진이었다. 마지막 네 번째는 능동 감시자로 지정이 되어 일주일 동안 이틀 간격으로 PCR 검사를 받았다.

확진된 직원에게 위로의 전화를 했다. 그녀는 수화기 너머 ‘엉엉’하며 소리 내어 울고 있었다.


나 역시 이 두 달간의 일로 자연스럽게 스트레스가 많아졌고, 갑작스러운 선별검사를 받게 되면 가족들에게 소식을 알리고 접촉부터 끊어버렸다.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제대로 코로나 확산을 겪고 있는 셈이다. 생각보다 코로나는 코 앞에 있었다.


2년 전 처음으로 코로나가 확산되었을 때 감염 확산이 그리 오래 가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백신도 나부터 맞아야지만 맞고 싶어도 못 맞는 사람을 보호할 수 있다는 생각에 주변에도 권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했다.      

원해서 감염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더군다나 사회복지 시설에서 일하는 사람일수록.


그러나 “우리 딸 반 아이가 확진서 온 가족이 지금 보건소에 있어요.”라는 말을 하루에도 한두 번을 들어야 하는 것이 일상이 된 이상 그 누구도 코로나로부터 안전하겠다는 생각은 금물다.      


“선생님, 제가 조형제 때문에 몸에 경련이 심하게 온 적이 있어 주사를 안 맞았어요. 제 딸도요. 같이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대신 응급실이 있는 병원이면 좋겠어요.”


다음날 응급실이 있는 지역 내 종합병원으로 연결했고 딸은 맞았지만 통화를 했던 분은 의료진의 권고로 맞지 못했다.


이처럼 맞고 싶어도 개인력, 주사쇼크 등으로 인해 주사를 맞지 못하는 분들도 너무 많다.

코로나는 이제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 어려운 문제다. 나로 인해 내가 도와드리는 분들과  회사 사람들, 가족들이 받는 피해들로 인한 중압감은 상상도 싫다.


그렇지만 사람 도와주는 직업을 가진 나로서는 스스로 늘 경계하고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꼼꼼하게 마스크를 끼고, 자주 손을 비누로 닦는다. 손에 자주 청결제를 뿌린다. 지금은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실천방법이다.  

인도 소년 이바냐 아난드는 2021년 12월에 코로나 사태의 심화와 2022년 5월 이후 종식을 예언했다. 완전한 종식을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코로나로 인해 죽는 사람이 줄어들고 코로나도 신종플루나 메르스와 같이 빨리 잡혀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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