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고 배고픈 동물을 지나치지 못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동생의 영향력이 동물 키울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는 나에게까지 미치고말았다.
시작은 겨울이 시작된 작년 11월 경이었다. 겨울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이었다고 했다.
외출길미세한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 그 소리를 쫓아 간 길 끝 항아리 속에 어린 고양이 두 마리가가두어져 고스란히 차가운 비를 맞고 있다고 했다.
암컷과 수컷 2마리였고 바로 동물병원으로 갔지만 결국 한 마리는 죽었다.
“그래서 그 동물을 어떻게 할 건데?”
“잠시 언니집에 임시보호 하다가 입양 보낼 거야.”
반은 믿고 반은 믿지 않았다.
본가는 루키가 있어 힘들다. 그녀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이 나의 거주지였겠지만 진심으로 불편하고 어렵고 짜증부터 났다. 사람 관계 맺기도 그다지 호기심 없는 판국에 동물이라니.
대화는 끊기고 고양이는 결국 집에 왔다. 집에 설치되어 있는 칸막이를 비롯한 고양이 물건들이 작고 좁은 오래된 집을 더욱 어지럽게 만들었다.
그 와중에 고양이는 진심으로 잘 뛰어다녔다. 그만큼 회복이 잘 되었으니 좋다고 해야 하지만 고양이는 쑥쑥 커가는데 입양을 알아본다는 동생은 말이 없다.
고양이는날라다닌다. 특히 야간에. 평상시 아랫집에 소음이 날까 있는 듯 없는 듯 살살 걷는 소심한 성격 소유자로는 밤새 책장과 침대를 점프하는 고양이는 힘들다.
온 집안에 분포되고 있는 모래알갱이들은 매일매일 청소해도 나온다.
그렇게 하루하루 보내던 중 그렇게 뛰어다니는 것 역시 중성화수술 신호라는 이야기에 수술을 받았다. 이로서 이 고양이는 방생이 될 경우 새끼생산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모든 고양이들이 알고 왕따 시키고 싸움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무섭고 슬픈 이야기를 들었다.
이름을 지었다. 「민별」이다.
천운을 타고난 「민별」 이를 키우면 복이 들어온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동생 덕분에 강제로 받게 된 그 복은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민별이는 악몽을 막아주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마음이 힘들 때 꾸는 꿈은 늘 언제나 같다. 시체와 관이 쌓여있는 산을 꾼다. 어젯밤 새벽에도 그랬다. 그 시체산 도입에 웬 동물이 나를 가만히 쫓아왔다. 정신이 차려지고 그 동물을 안고 반대편으로 냅다 뛰었다. 꿈에서 깼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동물이 민별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