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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Nov 26. 2021

지스타, 이제는 혁신할때

2년만에 오프라인 전시와 함께 돌아온 지스타 2021이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의 대장정을 끝냈다. 철저한 방역 속에서 치러진 덕분에 다행히 폐막날까지 큰 문제없이 행사가 마무리됐다. 지금 상황에서 오프라인 전시회를 무사히 끝낸것은 참 다행이다. 


하지만 점수를 묻는다면, 50점 정도를 줄 수 있을까? 예년보다 적어진 전시부스. BTC관은 고사하고 BTB관에도 부스를 내지 않은 자타공인 국내 톱 게임사들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온라인 전시를 함께하면서도 게임산업의 특색을 제대로 살려볼 생각도 하지 않고 참가사 온라인 스트리밍에만 기댄 주최측까지. 아쉬운 점이 수두룩한 지스타 2021이다. 


'3N'도 외면한 지스타...쪼그라든 BTB


먼저 게임사들의 '외면'이 너무 두드러진 지스타였다는 점이 아쉽다. 국내 최대 게임쇼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도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소위 '3N'이라 불리는 게임업계 리딩컴퍼니들이 모두 이번 지스타를 외면했다. BTC관은 물론 BTB관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이번 지스타 2021 BTB관에 참여한 위메이드 부스. /사진=위메이드 제공


다행히 BTC관은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 시프트업, 그라비티 등의 고군분투로 게임팬들을 불러모았다. 하지만 BTB관은 그야말로 초토화였다. 블록체인 게임으로 업계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위메이드 부스 정도가 북적였을뿐...활발히 교류하며 게임 소싱에 나서는 관계자들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다. 


한때 BTC 전시관을 압도하며, 벡스코 제2전시장 1, 2층을 모두 사용할 정도로 높은 위상을 자랑하던 BTB관은 정말 초라하게 쪼그라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라고 위안할 것이 아니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메이저 회사든, 중견 회사든, 인디 개발사든...신작이 나와야 바이어들이 온다. 


고민없는 온라인 전시, 누가 보겠나


온라인 전시에 대한 고민도 찾아볼 수 없다. 온라인 동시 개최라는 지스타에서 게이머들이 온라인으로 볼 수 있었던 것은 온라인 중계로 전시장을 보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일부 게임사들이 온라인 시청자를 위한 별도 프로그램을 만들긴 했지만,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던 지난해 지스타 2020에서 한발도 나아가지 못했다.

/사진=유튜브 지스타TV 캡쳐


이런 고민없는 온라인 전시에 누가 열광하겠나. 유튜브 지스타TV를 들어가봤다. 부스 타임어택이라는 코너의 조회수는 1000회는 고사하고 500회도 못넘은 영상이 수두룩하다. 제작 예능도 1000회를 넘지 못했다. 이러고도 온라인 지스타가 흥행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비대면 시대 최고의 호황업종이라는 게임사들이 이런 온라인 전시밖에 못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고민이 부족했다.


게임 전시회를 온라인으로 하면 어떤 일이 가능할 수 있을까? 아리아나 그란데의 포트나이트 콘서트처럼, 게임 내에서 지스타 기념 콘서트를 하긴 어려운걸까? 요즘엔 콘퍼런스도 메타버스에서 한다. 지스타만의 메타버스 공간을 열고 관람객들이 돌아다니면서 신작 시연 영상이나 트레일러를 보는 형태는 생각할 수 없을까? 지스타 조직위원회와 게임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제발 고민을 해줬으면 좋겠다.


그래도 '찐팬'이 있다...더이상 실망시키면 안된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이처럼 부족한 지스타에 열광하고 현장을 찾아주는 '찐팬'들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점이다. 매일 제한된 6000명 이상이 현장을 찾아 전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사진=이소라 기자


공식 집계된 일반 관람객 수는 2만8000여명이다. 매년 20만명이 넘게 찾았던 과거 수치에 비교할수는 없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현장을 빛내준 이들이 정말 산업을 지탱하는 '찐팬'들이다.  


아빠와 손을 잡고 온 아이부터 스스로 코스프레를 하고 게임 축제를 즐기는 관람객,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게임산업의 매력을 전하며 같이 즐기는 개인방송 진행자들까지...이들이 있어 지스타와 게임산업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것 아닐까.


더이상 안주하는 지스타는 보고 싶지 않다. 고민하고, 시도하며 혁신하는 새로운 지스타가 필요한 시점이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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