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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석원 Apr 09. 2023

카드게임과 개인적 경험(feat. 만제in Osaka)

Tokyo-x & 특상히레카츠

같은 단어가 적힌 카드를 참가자들에게 한 장씩 돌린다.

처음에는 모두에게 전달되지만 시간이 갈수록 흥미를 잃고 떠난 이들은 뒤로한 채 남겨진 이들에게만 돌려진다.


카드 속 단어는 엄마, 아빠를 거쳐 '명징', '심심한 사과'까지

점점 더 좁은 범위에서 쓰이는 것들로 좁혀진다.


이 게임에서 중요한 건 손에 쥔 카드의 수가 아니라 각각의 카드가 내게 어떤 의미인가 하는 점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모로코의 도시 ‘마라케시’를 보곤 누군가는 로맨틱한 향을 떠올릴 수도 있고 지난 여행에서 경험한 호객이 그득한 생지옥의 현장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이나 '친절' '센스' 같은 다소 모호한 의미의 단어들은 더 뒤죽박죽일 것이다.


그럼에도 손에 쥔 카드의 단어는 변함이 없다.

간혹 너무나 주관적인 탓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적절하게 무르익을 때에 껍질을 까보면 모두가 알고 있는 그것이다.


몇 차례 직접 껍질을 까다보면 어느 정도의 확신이 생긴다.

지금의 형태에 관계없이 본질을 이해하고 기대하는 태도를


<본질 이해의 예시 - 영화 '펀치 드렁크 러브'>

*다소 극단적

A: “난 당신 얼굴을 한 대 치고 싶어요 당신 얼굴은, 쇠망치로 묵사발을 만들고 싶을 만큼 예뻐요"

B: “난 당신 얼굴을 씹어먹고 눈알을 파내 빨아먹고 싶어요”



오사카 만제의 ‘돈까스’는 퍽이나 억울했을 것이다.


“무슨 돈까스가 이 가격이야"

”맛은 있는데 경양식 돈까스가 돈까스지"

“품종까지 있어? 오바 아니야?"


얇게 썬 돼지고기에 빵가루를 입혀 기름에 튀긴 서양 음식의 입장에서 개개인의 경험에 의해 쉽사리 재단당하는 건

* 이 글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새소년의 난춘이란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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