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여행기#2
도쿄 사람들의 옷은 참 제각각이다.
디자인은 물론이고 소재나 디테일, 코디
역시 모두 다양하다.
얌전한 줄로만 알았던 울 재킷 뒷면에
박혀 있는 스터드로 야생성을 표출하기도 하고
두터운 면으로 이어지다 뜬금없이 등장한
비닐 소재가 변주를 주기도 한다.
마치 도플갱어를 마주치면 안 된다는
강박이 존재하는 듯했다.
옷 하나하나 놓고 봐도 그렇고 총합을 봐도 그렇다.
다만 이상한 점은 예측할 수 없는 것들이 모여도
묘하게 그 합은 조화로웠다.
자세히 보면 화려했지만
물러나보면 차분해 보이거나
보는 각도에 따라 촌스러움과
세련미가 중첩돼 보이기도 했다.
심지어 패션에 대한 무관심해 보이는 사람마저
관심의 부재라기보다는 음소거로 보였다.
일본인 특유의 쑥스럽고 겸손한 태도가
불협화음을 톤 다운시키는 것인가
아니면 무서우리만치 치밀한 덕질의 산물인가
어떤 이유에서건 참 각각이 제각각이다.
그들을 보고 있자면 절로
'카와이 데스네~'라는 말이 뱉어진다.
'카와이'라는 음절의 뉘앙스만큼 이를 잘 표현할 수가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본어를 잘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래선지 귀여움에 빠지면 답도 없다고 했던가
되지도 않는 불협화음을
이미 재즈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도쿄라는 도시와 그 사람들 모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