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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OO Apr 09. 2024

한물 간 축구 이슈와 조직 이야기

이강인과 손흥민과 클린스

축구 문외한에 관심도 없는 1인임에도 온갖 포스팅과 기사로 보고 들을 수 있던 축구 얘기가 화제였던 적이 있습니다. 속사정까지야 모르고 협회장과 감독이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되는 사람이란 입장만 분명해 나머진 중립기어 박고 그저 떠오르는 이야기 소재 정도로만 얘기해 봅니다. 


1. 경영자가 다른 데 관심 많을 때 


많은 CEO를 만나게 되며 가끔 비전, 미션, 고객중심이 정말 사업에 결정적인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윤리니 매너니, 그러면 안 되느니 하는 말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런 거 없이도 돈만 잘 벌고, 그 덕에 성공했다며 존경받는 기업인이니 사업의 귀재니 칭송받고 잘만 사는 경영자도 많습니다. 한때는 치열했을지 모르지만 현재는 아닌 모습으로 사업과 조직은 뒷전인 분도 많이 보고요. 사업을 위한 네트워킹이나 취미를 넘어서 사치와 향락에 빠진 분, 사업은 명함일 뿐 주식, 코인, 부동산에 기를 쓰고 정치나 감투가 훨씬 중요한 분들도 봅니다. 도박이나 외도 얘기도 종종 듣지요. 회사가 커졌고 근무조건이 나쁘지 않으면 직원들은 욕을 하면서도 그냥 다닙니다. 자연스레 뒷담화만 남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다닌다는 직원, 적당히 안주하며 편히 일하고 싶은 직원으로 채워진 조직을 적지 않게 봅니다. 때론 부업으로 본업이 휘청일 때도 있고 본업에서도 헛발질 여러 번 하지만 여전히 경영자는 욕은 먹어도 잘 먹고 잘 삽니다. 직원들이 수습하고 치일 뿐이죠. (그런데 이건 경영자 문제만은 아닙니다. 구성원도 본업보다 다른 데에 관심 많아지면 뭐..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2. 내가 이 정도 누리는 게 당연하지


한 때의 영광, 성공 혹은 별 성공 아닌 걸로도 한 자리 차지하며 임원인데, 리더인데, 나 오라는 데 많아처럼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내로남불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타인에겐 잣대질 하면서 본인에게만 관대한 경우요. 이런 분들은 종종 조직에서 직책이 낮아서, 권한을 안 줘서, 연봉 등 시장에서 나 오라는 곳 많은데 이럴 거야 식으로 보여주기보다 누리고 갖고 싶은 걸 먼저 쥐는 데에 열을 올립니다. 소소(?)하게는 팀원들 재택은 싫으면서 본인은 재택이나 휴가를 돌발로 쓴다든가 본인 때문에 팀원들이 힘들어하고 존경받지 못하는데도 팀원들이 존경을 안 해줘서 일 못해먹겠단 말도 합니다. 구성원들이 도서를 사고 교육을 들으면 독후감이니 공유니 결과보고서니 요구하면서 본인은 그냥 누리고 돈 펑펑 쓰던 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R&R이란 역할+책임의 조합인데 역할과 책임을 핑계로 권한과 권력이 더 중요한 듯 보이는 리더 역시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3. 성격은 뭐 같은데 일은 잘해


저도 이런 말을 종종 쓰곤 했습니다. 성격은 별론데, 말은 좀 기분 나쁘게 하는데, 다른 데에서 문제는 있었는데~~~~ “일은 잘해" 라구요. 직원 인아웃과 일상에서 이런 말은 심심찮게 하고 듣습니다. 그런데 요즘 전 생각이 달라졌어요. 어떤 문제가 확연히 드러나고 그로 인해 갈등이 있는데 그게 정말 일은 잘한다 말할 수 있는 것일까 하고요. 예외는 있습니다. 전문적으로 어떤 툴이나 언어, 기술처럼 1인의 능력이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독립적으로도 기여 가능한 부분이 많은 일이면 어느 정도 덮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에서 혼자 일하는 게 아니니 결국 갈등은 팀워크를 갉아먹고 일하는 분위기와 일하는 사람의 감정을 좀 먹게 됩니다. 그럼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인데 일은 잘 해란 말이 적절한 걸까. 특히나 선배, 리더, 경영진으로 갈수록 이 말은 보수적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탁월하다지만 오만하고 불손한 동료나 리더는 정말 일을 잘하는 걸까요?


4. 묘하다, 딱 집어 얘기는 못하겠지만….


가끔 손흥민 선수의 훈훈한 영상이나 기사를 봅니다. 선수 아버지의 엄격한 훈육 원칙도요. 책임감 강하고 겸손한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죠. (절대 손흥민 선수나 그 부친에 대한 비난은 아님!) 그런데 일하는 장면에 대입해 보면 한 끗 차이로 상황이 묘할 때가 있습니다. 분명 책임감 강하고 겸손하며 남 탓 않고 모두 자기 탓을 하는 사람(A라 하겠습니다). 대부분 칭찬받고 신뢰받습니다. 그런데 특정 순간 본인이 과도한 책임감을 말한다거나 다 내 책임이라 할 때 주인의식의 선을 넘는 듯할 때가 있습니다. 남 탓 않고 다 내 탓이란 말이 지나치면 오히려 그 위에서 책임지고 반성해야 하는 이를 스킵하고 내가 짱이야~ 하는 느낌을 언뜻 주는 이들이 있거든요. 상위 리더가 부족해 욕먹는 것과 별개로, A가 훌륭해 칭찬받는 것과 별개로 분위기는 A가 리더다, 그 윗사람은 XXX다란 게 팽배합니다. 어느 정도 의도가 있든 악의는 없든 결과적으로는 누군가를 소위 ‘엿 먹이고’ 나는 추앙받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거죠. 


+++++++++++++++++++


리더의 원칙 무시와 내로남불, 태만과 무책임은 이 글에서 더 다루진 않겠지만 조직에서 인식하든 아니든 문제가 있는데 지나치고 익숙해하는 건 3, 4의 상황이더군요. 

‘자세히 봐야 예쁘다, 오래 봐야 사랑스럽다’.

자세히 보면 안 예쁘다, 오래 보고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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