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GD의 이야기를 시청하며 정점을 찍어 보고 지독한 고독을 감내해 본 사람의 해탈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소문난 쌈닭이던 시절이 있습니다.
일을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기어이 할 말을 하던 시기요. 지금 생각해 보면 “해야 한다 믿는 하고 싶은 말을 해야만 했다”가 더 정확한 표현일 거 같아요.
문제가 있으면 기어이 풀어야만 했어요.
하지만 이 또한 지금 생각해 보면 타인이나 조직 차원에서 보는 문제의 경중을 무시한 적도 많았습니다.
그 성질이 어디 가겠냐 싶지만 이젠 조금은 힘 빼는 법을 알아 갑니다. 힘을 뺀다는 게 느슨하게 일함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고, 힘을 다해본 사람이 힘을 제대로 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정도일 듯하네요.
덕분에 예전보단 스트레스를 덜 받고 어지간한 상황도 사실과 감정을 분리해 욱하지 않을 수도 있게 됐습니다.
뭐든 잔뜩 힘을 주면 분명 그로 인해 성과도 내고 인정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그 긴장과 뾰족하게 선 날은 누군가를 베고 나를 향하기도 합니다.
힘을 주어 일하는 것에 조직은 대부분 호의적이고 그렇게 인정받아 온 성공체험에 매몰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강강강뿐이라는 건 그만큼 경험이 제한적이란 반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일도 관계도, 무엇보다 나 자신을 향해 너무 많은 힘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러려면 나 자신을 잘 알고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겁니다.
첫 단계는 내가 힘을 얼마나 주고 있느냐를 아는 것이고, 두 번째는 어디에 특히 주고 있느냐, 세 번째는 왜 그리 하는가, 네 번째는 어디에 힘을 주고 어디엔 빼야 하느냐, 다섯 번째는 힘줄 때와 뺄 때 얼마씩 할 거냐, 여섯 번째는 주거나 빼는 방법을 어떻게 다양하게 할 거냐.
힘을 빼서 유연한 게 아니라 잘 주고 잘 빼며 그 방식을 다양히 적용하는 게 유연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