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태양 & 유퀴즈
얼마 전 유퀴즈 GD 편을 보면서 예전에 태양이 출연했던 편이 기억나 다시 찾아봤다. 당시 노을을 빗대어 덤덤히 말하던 생각이 나서.
군 생활 중 연이어 터지는 멤버들의 이슈에 더 이상 음악을 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빈 시간 연병장을 하염없이 뛰는 것뿐이었다는.
어느 날 연병장을 달린 후 눈에 들어온 노을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한다.
노을은 매일 맞이하는 게 아침이 아닌 칠흑 같은 밤임에도 저렇게 아름답게 맞이하지 않느냐며.
정점을 찍고 시련을 혹독히 겪은 이들은 철학자와 다름없단 생각을 한다. 각자의 시련을 통해 단련되어 헤쳐 나온 이들은 그들만의 원칙과 세상을 대하는 눈이 있더라.
사실, 암흑에 맞닥뜨릴 때 선택지는 크게 두 개인데, 하나는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때를 기다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를 놔버리고 염세주의에 빠지는 것. 남 탓, 환경 탓하며.
우린 암흑은 막기 어렵지만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할 것이냐는 온전히 내 선택에 달렸다는 걸 종종 잊는다.
누구는 운이 좋은 거 같고, 누구는 뭘 하든 쉽게 풀리는데 대체 나는 언제까지 이 어둠을 지나야 하는가에 지칠 때가 있다. 그래도 묵묵히 방향을 찾고 한 걸음을 앞으로 내딛는 게 할 수 있는 전부인만큼 어쩌면 뭘 선택해야 하느냐는 명확한 지도 모르겠다. 어디까지나 남은 남일뿐이라는 걸 받아들이면 그냥 내 할 일을 하는 것뿐이라는 걸.
한 살 한 살 나이 들고 경험치가 쌓여갈수록 내 삶은 온전히 내 선택일 뿐이란 생각을 한다. 그 덕에 수용치가 늘고 내 할 일을 하는 만큼 속도는 급하지 않고 조바심은 내려놓는 법을 배워가는 것일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