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아파도 힘들어도 버텨야한다는 마음이 강하게 자리를 잡았다.
몇 주가 되도록 동료의 힘들어하는 모습 너머 위태로움을 보는 게 괴로웠다. 처음엔 내가 빨리 적응해서 힘이 되어볼 테니 함께 해보자고 했다. 본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를 믿고 싶다던, 무겁기만 하던 발걸음이 오늘만큼은 집에 가는 길이 가볍다는 말. 그 말을 듣고 돌아가는 길은 씁쓸했다.
긴 시간 쌓인 짐이 순간에 사라지는 게 아니라서 당장 기운 차리는 걸 기대하진 않았다. 상황이 잘 풀리지 않은 일이 반복되자 수시로 자신을 탓하며 체념한 듯했다. 일과에 동료를 관찰하는 게 당연해졌다. 살피고, 또 살핀다. 그 안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겪어 보지 않고는 확인 불가능한 득과 실을 따져가며.
기본적으로 버티고, 이겨내라는 엄격한 잣대로 나를 통제한다. 차마 동료에게 같은 말을 전할 수 없었다. 이미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는 걸지 모르고, 안정을 응원해주는 게 도리인 거 같아서.
https://youtu.be/wyN27QpglGE
도망가자고 시작하는 노래. 내가 여기 있고, 괜찮으니 돌아오라는 위로로 마친다.
现在我也需要的话。
그 다음에
돌아오자
씩씩하게
지쳐도 돼
내가 안아줄게
괜찮아 좀 느려도
천천히 걸어도
<도망가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