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건 읽기와 말하기. 비교적 취약한 건 쓰기와 듣기다. 그중에도 말하기를 가장 좋아하는데 읽는 이유마저 말할 거리를 찾는 거기 때문에.
말하기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한다. 헤어지는 인사가 "조심히 들어가" 다음으로 "들어줘서 고마워"다. 전하고 싶은 말이 많고, 덩달아 질문할 것도 많다. 발화량이 많을 수밖에.
말을 하면 할수록 소진이 아니라 기운이 난다. 피로를 잊은 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오는 날엔 누군가 만나서 쏟아내고 온 날이다.
어쩌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때 아무와도 말하지 않을 거라 다짐하고, 이어폰을 꽂은 채 걷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중얼거리다 낯선 사람과 대화를 시도했다.
그런다고 앞에 나서서 발표하는 걸 즐기는 것도 아닌데 뭘까. 자신을 잘 안다고 자신했지만 이럴 땐 알다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