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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해 Apr 18. 2022

지금 그대로의 내 모습


누군가 

“지금 그대로의 네 모습을 좋아하니?”

라고 묻는다면, 

“응”

이라고 자신있게 대답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한동안 내가 가진 많은 모습 중, 누군가의 아내 그리고 아이들의 엄마인 내가 많은 자리를 차지했다. 좋은 아내이자 좋은 엄마이고 싶었다. 할 수 있는 것들은 놓치지 않고 해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바람과는 다르게 거울 속의 내 모습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어딘가 부족하고, 작고, 나약한 여자가 자리하고 있었다.      

한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들은 적이 있다. 그림 속 나의 모습은 ‘쉼’이 필요하다 말했다. 가족들을 위해, 품고 있는 에너지로 부지런히도 살았다고.     

다행인 건 마음 상태를 누구보다 먼저 나 자신이 알아차렸다는 것이다. 많은 것을 내려놓고,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시간을 가지기 시작하던 때이다. 그 시간은 쌓이고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순간들이 모여 삶을 만들어 간다. 조금씩 거울 속의 내가 마음에 들기 시작한다.    

 

1일1드로잉을 함께하고 있는 분들과 매 기수마다 빠지지 않고 하고 있는 미션이 있다. 

바로 ‘나 그리기’이다. 

"나를 그린다고요?", 

"너무 어렵네요.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하던 분들도 미션 종료일이 다가오면 한 분 한 분 그림을 그려나간다. 각자의 인생관, 지금의 고민, 가족 등 나를 이루는 많은 것들과 함께 하나의 작품이 자리한다.

자화상을 그려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어떠한 형태이든 상관없다.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도형이 될 수도, 색으로만 표현될 수도 있다. 잘 그리려 하기보다는 지난 시간, 지금,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생각하며 그려나가면 좋겠다. 완성된 그림은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자. 그리고 지금의 나를 안아주고, 응원해주자. 조금씩 내가 마음에 드는 마법같은 일이 일어난다.    

 

분명 나의 삶인데 가끔 주인공을 다른 이에게 양보할 때가 있다.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삶이 타인의 것으로 채워져 나간다. 한 눈 팔 시간이 없다. 주인공의 자리에 설 것인가, 또다시 자리를 양보할 것인가.







물음표 or 마침표


어느 날 거울을 보는데

내가 아닌 내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늘어난 옷

부스스한 머리

삐죽한 눈썹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때부터 조금씩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식물도 자주 들여다보고 신경을 써야

예쁘게 자라납니다.

매일 거울을 봐야,

지금의 내 모습을 바로 볼 수 있어요.

매일 매일 들여다보고

가꾸어주세요.     

오늘 거울을 몇 번이나 보았나요?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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