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너와 나의 연결 고리
그녀와의 첫 만남은 아이들 책 서평단 발대식이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땐 나보다는 아이들의 읽을 거리, 놀 거리에 모든 주파수가 맞춰져 있었다. 그녀 또한 그랬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레 주파수는 다시 나에게로 돌아왔다. 손에 잡히는 책도 육아서에서 자기계발서로, 에세이로, 소설로 또 나를 위한 그림책으로 영역이 넓혀졌다. 혼자서는 모자랐다. 함께 나눌 수 있는 이들이 필요했다. 그녀가 꾸리는 독서모임, 내가 꾸리는 그림책모임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인연들을 만났다. 그로인해 결혼과 육아로 막혔있던 관계의 통로가 조금씩 뚫려가기 시작했다.
우리는 책을 읽는 것에서 나아가 책을 쓰는 것에 도전했다. 그간 소소하게 써오던 기록의 힘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어쩌다보니 그녀와의 공저까지 세 권의 저자가 되었다. 책을 쓰고 난 후, 관계망은 점점 더 뻗어나간다.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넓이로.
인간 관계의 폭이 좁았던 나로서는 현재, 인생 최대치의 관계망을 형성 중이다.
우리는 관계 안에서 살아간다. 신영복 선생님은, 모든 존재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비로소 정체성을 갖게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간 책을 통해 점 찍어놓은 관계 안에서 '나'라는 사람을 재정립하는 중이다. 아마도 계속 '진행중'일 듯하다.
책은 그녀와 나를 연결해준 고마운 존재이자, 나의 관계망을 촘촘히 다져준 든든한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