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꼬마마녀 Feb 17. 2021

고요의 맛

고요의 맛          



새하얀 마을에 돌풍이 몰아친다

시큼한 바람 냄새, 엇갈린 구름 맛, 찡그린 해     



바람에 취한 종이는 탭댄스를 추고

검은 비닐봉지는 비릿한 공기 맛을 탐닉하며

풍화된 고요에 강아지는 귀를 여미고

촐랑대던 쪽문은 시퍼렇게 바래며

푸념을 늘어놓는 엄마 신발에

아이 울음 한 가닥 툇마루에 걸터앉아있다     



박자를 탄 바람이 슬픈 내성을 잠재우니

구름도 탱자 울타리에 상큼한 맛을 걸치며

성난 해도 마음 근육을 단련하라 한다     



신발이 햇살을 투명하게 품으니

엄마는 그제야 아이에게 젖을 물리며

고요는 본연의 고요 맛에 휘어진다




* 2월 마지막 신작시도 다음주 수요일에 올릴께요

매거진의 이전글 꽃게의 투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