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의 투혼
능란한 몸놀림에 비스듬히 아려도
살며시 너의 실수를 엿듣지
싱크대에서 둥근 자유를 누비더니
새하얀 너의 입술엔 거품만 흐르네
가슴을 적시는 민물 세례에
너는 무심히 꼬리를 지우려 하지
아련한 너의 허리에 투명하게 사정하며
솔로 생의 때도 문질러보네
너는 시린 냉동실에서
나는 아린 양념의 산실에서
설익은 열정을 치열하게 치대며
굴욕의 밀도를 오므리네
던져진 승부수에 깃발 꽂히니
생의 고도(苦道)에도 향은 피어오르며
여문 집게발에도 슬픈 음영이 스며드니
방울져 있는 키토산이 승화하네
*고도 - 삼도(三道)의 하나, 번뇌(煩惱)로 말미암아 짓는 업(業)으로 받는 감계 육도(六道)의 고과를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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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시도 다음주 수요일에 발행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