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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Dec 24. 2023

증여하는 덕, 결국 베푸는 나를 향한 의지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해서 금이 최고의 가치를 갖게 되었는가? 금은 흔하지 않고 비실용적이며 반짝반짝 빛나면서도 그 빛이 부드럽기 때문이다. 금은 언제나 자기 자신을 증여한다. 금은 오직 최고의 덕의 모사로서만 최고의 가치를 가질 뿐이다. 증여하는 자들의 시선은 황금처럼 빛난다. 황금의 광채는 달과 해를 평화로써 연결한다. 


증여하는 덕에 뜻을 두고 있는 자들은 자기 자신을 희생하고 선물이 되려는 것을 갈망한다. 이에 이들은 모두, 이들의 영혼 속에 부를 축적할 것을 갈망한다. 이들의 영혼은 지치지 않고 보물과 보석을 얻으려고 노력한다. 증여하려는 의욕에 지치는 일이 없기 떄문이다. 이들은 만물이 이들을 향해 흘러들어와 다시 이들의 샘으로부터 이들의 사랑의 선물로서 다시 흘러나갈 것을 추구한다. 이처럼 증여하는 사랑은 모든 가치를 강탈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러한 이기심을 건전하고 거룩하다고 말한다.


- 니체(황문수 역),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문예출판사. 






니체는 최고의 덕을 '베푸는 덕' - 즉 증여하는 덕에서 찾는다. 증여하는 덕은 금과 같은 고가치를 갖는 덕이라, 흔치 않고, 유용하지 않고, 빛나면서 부드럽다. 증여하는 덕을 지닌 자들은 달과 해를 연결하는 햇빛을 지니고 있으며, 선물이 되기를 갈망한다. 그리고 그러한 선물이 되기 위해, 자신의 육체를 '향상'시키고 '소생'시킨다. 덕을 베푸는 자들은 결국, '의지'를 의욕하는 자들로써, 권력을 지닌 새로운 자들이다.


이에 관한 해석 연구들은 대부분 귀족주의 하 노블리스 오블리쥬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니체는 다른 이들보다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인간들의 의지와 욕망이 사회를 발전시켜왔다고 본단다. 때문에 증여하는 덕 역시 "위를 향해 날아가는" "권력"의 덕을 지닌 '나'를 욕구하는 사람들이 발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베푸는 덕을 의욕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가져야' 베풀 수 있음을 알고 가진 자이길 원한다. 이들은 권력을 욕망하고 그런 자신에의 의지를 갖고 정신과 육체를 계속해서 가다듬는다. 니체는 그 힘을 갖고자 하는 욕망을 [굉장히] 긍정한다. 심지어 "힘"을 가진 사람(귀족)과 힘이 없는 사람(천민)이 없고 정말로, 정말로 모두가 똑같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사회가 나아갔겠냐고 되묻는단다. 덕을 베푼다는 것은 결국 힘에의 의지를 내보이는 행태이며, 그러한 베풂이 빚어내는 미묘한 심리구간이 어쩌면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거다. 





자, 결론은



욕망하는 나, 힘에의 의지를 목도하면서. 상기한 베푸는 행위, 그것이 주는 쾌락을 누리고자. 그래서 나의 덕을 인증한다. 인증서 올려놓고서 만천하에 "나는 천민이 아닌 귀족이기를, 누군가에게 증여하며 살아가는 삶이기를 갈망하는 자가 맞읍니다요" 호소하는 거다. ��


여하튼. 니체가 어여삐 여겨주니까, (요맨치밖에 안되지만) 증여한 나의 덕과 그것에 대한 인증이 1도 부끄럽지 않으다. 아울러 생각 이상의 많은 사람들 역시 '힘에의 의지'를 지녔으리라 생각하며, 공유도 해본다. 


https://together.kakao.com/fundraisings/112101/story


연말이다.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힘이 될 것을 욕망하는 권력에의 의지라면, 뭐 나쁠거 없지 않을까? 모두의 의지가 크게 발현되기를 바라며.


메리크리스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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