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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비 Feb 05. 2024

직장인 독립기: 3. 결심 후 테스트를 하다

D-170. N잡러가 되다

퇴사까지 D-170


나는 마케터다. A/B 테스트를 많이 하진 않지만 적어도 삶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충분한 고심과 체험이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다. 여기서 체험이란 테스트다. 이게 내가 생각했던 것과 맞을까? 해보지 않은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지? 책이나 유튜브로 보는 건 참고만 할 수 있지, 내 삶에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 회사에 다니지 않고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역시 참고하기엔 좋다.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들의 성공 스토리는(모두는 아니겠지만) 결국 사후 해석이다. 결과가 나온 뒤에 대상에 대한 해석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가 A 방법이 맞았다고 나에게도 맞을 법이란 없다. 누군가가 퇴사하고 창업해서 승승장구했다고 똑같이 따라 해서는 안 된다. 큰 결정을 내리기 전, 충분한 자기 탐색과 베타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직장인 유형의 인간일까? 아니면 프리랜서 유형의 인간일까? 나는 회사 밖에서도 가치를 검증할 수 있을까? 시도해 보지 않으면 절대 모른다.


그래서 결론은 뭐냐고? 부딪쳐야 한다! 직장을 다니는데 어떻게? 아직 그만두지 말고 사이드잡을 찾아 작은 일이라도 회사 밖에서 해보자. 회사 내부에서 받는 평가 대신 외부에서 평가를 받아보자. 다른 사람과 조직과 일하면서 나의 강점과 약점도 파악해 보자. 물론 먼저 외부로부터 선택받기 위한 포트폴리오를 잘 만들어야 한다.



프리랜서 베타 테스트 ver.1 


1) 크몽 등록하기


내가 가장 먼저 한 건 역시 외주 1위 플랫폼인 크몽에 전문가로 등록하는 거였다. 크몽 전문가 등록하기 위해서 내 이력 정보 등을 입력하고 서비스 페이지를 만들었다. 나는 피그마로 간단히 만들었다. (tip. 디자인에 너무 크게 시간 쓰지 말자.) 중요한 건 내 전문성과 포지셔닝, 그리고 그걸 한눈에 보여주는 카피라이팅! 상세이미지와 자기 소개, 눈에 띄는 썸네일을 잘 만들어 보자. 


직접 만든 서비스 상세이미지 일부


처음 전문가 신청을 했을 때는 내가 경험을 입증할 결과물 자료가 부족하다고 해서 반려 통지를 받았다. (충분히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정확한 기준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더 보강하라고 하니 여러 개를 넣었고 며칠 뒤 바로 승인되었다. 그다음부터 나는 진짜 소같이 일하기 시작하는데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현재까지 약 60~70 정도 크몽에서 번 것 같다. 기다리면 된다. 언젠가는 손님이 방문하니 기다리자. 기다리는 자가 승자다. 참고로 크몽으로 큰돈을 벌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아닌 내 능력과 성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싶었다. 내가 클라이언트와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하는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인풋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알기 위해서 시작했는데 나에겐 꽤 큰 도움이 됐다. 최근 또 다른 나의 전문 분야를 집중해 키우고 싶어서 서비스를 추가 신청해 봤다. 신기하게도 하루 만에 바로 승인됨! 


2) 지인 추천 받기 


아무래도 가장 쉽게 일을 구할 수 있는 경로는 지인 추천인 것 같긴 하다. 하지만 난 지인도 많지 않고 주변에 마케팅 필요한 사업하는 사람도 없는 것 같은데... 아마도 많은 예비 프리랜서의 고민일 것이다.

이런 생각이 가장 많이 들어서 내가 쉽게 독립하겠다는 마음을 먹지 못했다. 아무래도 이 바닥은 인지도와 지인의 싸움인 것 같다. 물론 일감을 얻는 것만 해당하고 나머지 그다음부터는 오로지 자기 능력에 달렸다. 아무튼 난 가까운 데에 내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았다. 지인의 추천으로 작은 소상공인의 홍보부터 시작했는데 1인 사업자인 시설 장비 관련부터 필라테스 업체까지 아예 마케팅을 모르는 분들께 도움을 드렸다.

이런 일감은 마케팅을 모르는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어 좋았다.



3) 비즈니스 대상 매칭 플랫폼 (엔터프라이즈) 등록하기 


찾아보니 은근히 직장을 다니면서 사이드잡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 많았다.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는 사실 마음 먹고 찾아보면 여러 곳이 보인다. 굳이 프리랜서가 아니더라도 퇴근 후 주도적으로 일하면서 수익도 얻고 싶은 전문 직장인이 있다면 이런 플랫폼들을 추천한다. 


디오 내 프로필




내가 찾은 플랫폼 중 몇몇만 소개하자면   

디오

번지

원포인트

마담 등 







내가 신청한다고 바로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는 건 아니고 대부분 프로세스가 본인의 서류(포트폴리오)가 합격하고 그 뒤 화상 미팅을 잡는다. 이를 통해 본인의 전문성이 검증되면 전문가로 승인된다. 난 디오번지 모두 도전해봤는데 과정이 매끄러웠고 모두 좋은 경험이었다. 덕분에 정말 워라벨 없는 삶을 몇 달 살았다. 현재 디오와 번지에서 활동 중인데 슬프게도 번지에서 한 번도 매칭이 들어오지 않았다. 왜일까... 다시 프로필과 레퍼런스를 엎어야 하는데 디오 통해 일하면서 프리타임이 전혀 없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번 달에는 꼭 변경해야지! 

저 세 개 외에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도 많고 원티드, 사람인 같은 채용플랫폼에서도 이제 적극적으로 프리랜서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니 한 번 보면 좋겠다. 



4) 퍼스널 브랜딩


이 부분은 정말 고민이 많다. 회사나 서비스 브랜딩 작업을 하는 것보다 개인 브랜딩 하는 게 더 어렵다고 정말 그렇게 생각해 ^^... 왜 프리랜서들이 열심히 유튜브도 하고 인스타그램도 하는지 알겠고 이제 백번 이해한다. 내가 나를 알려야 그들이 나를 찾아온다. 장사를 하든 스타트업을 운영하던 개인 사업자가 되건 뭐든 그들이 나를 찾아오게끔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철저한 브랜드 마케팅과 콘텐츠 마케팅이 필요하다.


사실 직장 생활을 하며 동시에 위에서 언급한 플랫폼들을 통해 일감을 받으면서 스트레스가 있었다. 이건 내가 마치 수많은 경쟁자 사이에서 목 빼놓고 일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 수익 파이프라인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올해부터는 진짜 나를 많이 알려야 한다. 브랜딩의 핵심, 진리는 뭐다?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우리'를 알게 하는 것이 아닌 일부에게라도 제대로 된 우리의 모습을 알리는 것! 각인시키는 것. 그들이 우리를 찾아오게 하는 것! 말은 쉽지만, 실행이 어려워 ㅠㅠ


인스타그램을 여러 개 열어두고 하려고 했지만 쉽지만은 않고... 블로그 역시 썼다 안 썼다 쉽지가 않다. 하지만 새해에 나는 달라졌지. 내가 전부터 '이 시장은 내가 공략해야지' 하는 분야가 있는데 관련 SEO를 하고 내 블로그에 오가닉이 터지게 할 거다. 절대 금방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작은 브랜드 글쓰기 (여기서 브랜드=나)부터 꾸준히 해보자.


2024년 대박 나자. 경제는 어렵다. 분명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것은 맞다. 하지만 언제 안 어려운 때가 있었나? 어려울 때 기회를 잡아야 성공할 수 있다. 분명 조만간 어느 시점에서 프리워커들의 시대가 온다(어쩌면 지금도 오는 중일 수도). 그때 시작하면 늦는다. 2024년 대박 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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